소방청이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무인 소방로봇 렌더링 이미지. [사진 소방청]

소방청과 현대차그룹이 무인 소방로봇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이르면 2025년 실제 화재 현장에 배치할 예정이다.

소방청과 현대차그룹은 26일 “자동차 형태인 지하 화재 진압용 무인 소방로봇을 2025년까지 같이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 개발 방안을 논의하던 소방청은 지난 3일 다목적 무인차 시연 등을 거쳐 무인 소방로봇을 개발키로 최종 합의했다.

소방청·현대차 무인 소방로봇 개발

전기차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관통형 방사장치 진압장비. [사진 소방청]

지하 주차장은 불이 나면 농연·열기로 소방관이 진입하기 어렵다. 실제로 인천시 청라지구 한 아파트에선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E가 배터리 화재로 타면서 주차장에 세워뒀던 자동차 78대가 불에 타고 880대가 그을림 등 피해를 봤다.

대규모 피해를 양산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화재 사태는 양측이 힘을 모은 계기였다. 당시 화재 이후 전기차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하는 소방장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자, 현대차그룹은 8월 중순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소방장비 제공 의사를 밝혔다.

마침 소방청도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하는 화재를 진압하는 데 필요한 소방용 무인차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착안해 소방청은 현대차그룹에 현대로템이 개발 중인 다목적 무인 차량을 기반으로 무인 소방로봇을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현대로템은 2021년부터 다목적 무인차를 육군에 납품해 전투실험 등에 투입하고 있다.

이 자동차를 기본 플랫폼으로 소방청이 요청한 65㎜ 방수포와 열화상 카메라, 분무 장치를 가미해 내열성을 강화하고 화재 진압까지 가능한 소방용 로봇을 개발하자는 아이디어다.

지난달 1일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1층에서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나 8시간 20분 만에 진화됐다.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뉴시스]

2025년 시범운용…권역별 4대 배치 

경찰 등이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청은 2025년 상반기에 무인 소방로봇 시제품 1대를 현장에 배치해 시험 운용한다. 이 과정에서 미비점 등을 보완해 2025년 연말까지 중앙119구조본부 4개 권역별 특수구조대에 각각 1대씩 배치할 계획이다. 서울·인천·경기를 관할하는 수도권대에 1대, 충남·충북·세종·대전·강원을 관할하는 충청강원대에 1대, 경북·경남·부산·대구·울산을 관할하는 영남대에 1대, 전남·전북·광주·제주를 관할하는 호남대에 1대씩 배치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화재진압 장비를 꾸준히 개발한 현대차그룹은 탱크테크와 공동 개발한 ‘관통형 방사 장치’ 250대를 소방청에 기증한다. 관통형 방사 장치는 전기차 하부 알루미늄 강판을 천공해 배터리팩에 직접 소화수를 분사할 수 있는 화재 진압 장비다.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이번에 민관이 공동 개발하는 무인 소방로봇은 지하주차장 화재 시 화염으로 시야 확보가 어렵고 소방대원 진입이 곤란한 지하 공간에 투입해 화재를 진압할 것”이라며 “꾸준히 첨단 소방장비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청과 현대차그룹이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제조산업정책관은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신속하게 이행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고 전기차 산업이 발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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