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성동훈 기자

서울 5대 상급병원 이른바 ‘빅5’(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대) 병원을 찾는 비수도권 환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가 큰 폭으로 늘면서 비수도권 환자와 수도권 환자 간 진료비 격차는 더 커졌다.

서울 ‘빅5 병원’ 찾은 비수도권 환자 수·진료비 증가 추세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빅5 병원 진료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빅5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266만146명) 중 비수도권 환자는 27.1%(72만1930명)에 달했다.

빅5 병원 비수도권 환자 비율은 2020년 25.5%에서 2022년 26.6%, 지난해 27%를 넘어서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환자 비율은 74.5%(2020년)에서 지난해 72.9%로 감소했다.

지난 4년간(2020~2023년) 빅5 병원을 찾은 수도권 환자 수는 11.9%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비수도권 환자 수는 21.6% 증가했다.

비수도권 환자와 수도권 환자 간 진료비 격차는 더 컸다.

빅5 병원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를 보면, 지난해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326만1000원으로 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약 217만7000원)에 비해 49.8% 높았다.

빅5 병원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 추이.

특히 비수도권 중증·희귀질환자의 진료비 상승이 두드러졌다.

빅5 병원을 찾은 비수도권 중증·희귀질환자(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희귀난치성질환)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2020년 405만8000원에서 지난해 432만1000원으로 늘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4년간(2020~2023년) 비수도권 암 환자 수 증가율은 18.2%로 진료비 증가율도 27.6%에 달했다. 같은 기간 비 수도권 뇌혈관질환 환자 수와 진료비는 각각 26.6%, 27.5% 늘었다. 희귀난치성질환 환자의 경우 환자 수는 32% 증가했고, 진료비도 36.2% 오르는 등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였다.

비수도권 환자, 진료비에 교통비·숙박비 이중고

진료 과정에서 비수도권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진료비에 그치지 않는다. 장거리 이동에 따라 발생하는 교통비와 숙박비를 감안하면 수도권 환자와 부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장종태 의원은 “지역 환자들이 이중삼중의 비용을 들여가며 빅5 병원을 찾아온다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 지역 의료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