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복면가왕 9주년 특집 예고편 유튜브 영상 갈무리.

MBC가 ‘조국혁신당이 기호 9번이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로 7일 방송 예정이었던 음악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 9주년 특집방송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관계자는 MBC를 향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의 ‘표적 심의’로 인해 내부 사전 검열이 이뤄진 결과라고 전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복면가왕’ 제작진은 방송 9주년 맞아 ‘9’를 강조한 특집방송을 준비해 편집을 끝마친 상황이었다. iMBC 연예는 지난 5일 자사 보도를 통해 “지난 2015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MBC 간판 음악 예능으로 자리 잡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복면가왕’이 9주년 특집으로 찾아온다”며 “9주년 특집으로 펼쳐지는 ‘복면가왕’ 듀엣곡 무대는 7일 오후 6시 MBC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저녁 MBC 내부에선 조국혁신당의 기호가 9번이라 총선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지난 6일 방송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MBC는 6일 공식 입장을 통해 “‘복면가왕’이 내일 결방된다”면서 “해당 시간에는 ‘나 혼자 산다’ 스페셜이 편성될 예정이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MBC 관계자는 7일 미디어오늘에 방통심의위의 제재 때문에 제작진이 스스로 사전검열을 하는 등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MBC 관계자는 “9주년 특집이라 제작진이 ‘은하철도 999’ 노래 등 9를 강조하는 방송을 준비했다”며 “그런데 조국혁신당이 9번이고 ‘은하철도 999’ 노래를 로고송으로 채택하다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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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미세먼지 ‘1’도 트집 잡는데 괜한 빌미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심의팀, 편성팀, 제작진까지 논의해 총선이 끝나고 방송하기로 했다”며 “방통심의위 등이 얼마나 MBC를 탄압했으면 이렇게 사전검열까지 발동해야 하는 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심의위가 제작진으로 하여금 스스로 내부 심의를 하게 만드는 구조로 위축돼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MBC는 22대 총선 선방심의위와 방통심의위에서 집중 제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선방심의위는 지난 4일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파란색 숫자 1’로 표현한 MBC ‘뉴스데스크’에 ‘특정 정당에 유리한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을 수용해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방통심의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비속어 발언 논란을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에 법정제재 최고 수위인 ‘과징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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