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가 10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대규모 정산 지연을 겪은 위메프·티몬의 최종 책임자인 구영배 큐텐 대표가 위기 상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구 대표는 "(지급 불능)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신영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의 구속 필요성을 따져보고 있다.

구 대표는 입점업체에게 대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을 알면서도 역마진이나 돌려막기 식으로 물건을 판매해 1조 5950억원 상당의 정산 대금을 가로챈 사기 혐의를 받는다. 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의 자금 692억 원을 배임하고,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원을 미국 업체 '위시' 인수 대금 등으로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7월 29일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두 달 넘게 고강도 수사를 이어 왔다. 검찰은 구 대표가 2년 전 "티몬은 날아갈 수 있으니 큐텐으로 뽑아갈 것 뽑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큐텐 본사만의 이익을 위해 티몬 등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거래량 확대를 지시한 정황이다.

이날 구 대표는 법원에 들어가면서 "1조 5000억 원대 정산 대금 편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변제 계획에 대해선 "한번 더 피해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구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도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류화현 대표는 법원에 차량이 도착한 뒤 눈물을 흘리다 하차했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위메프가 빚의 늪이다'고 말했고, (돌려막기를 위한) 상품권 판매를 줄이려고 노력했는데 줄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류광진 대표는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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