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된 여자아이가 한밤중 위급한 상황에서 경남 창원에서 대전까지 이동해 무사히 수술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전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30분쯤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생후 3개월 된 여자아이가 서혜부 탈장으로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 가능하냐”는 문의가 접수됐다. 경남 창원에 사는 아이인데 야간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하다 수소문 끝에 대전에 있는 건양대병원까지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새벽 시간 소아외과 전문의 수술 맡아 

건양대병원은 소아외과 전문의인 연희진(31) 교수에게 전화해 상황을 알리고 수술이 가능한지 물었다. 새벽 시간 다급한 전화에 연 교수는 “수술을 하겠다. 곧바로 아이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병원으로 나온 연 교수는 의료진에 수술 준비를 지시했다.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생후 3개월에 불과한 어린아이라 의료진이 모두 긴장 상대로 기다렸다고 한다.

아이 부모는 서혜부(아랫배와 허벅다리 사이)가 불룩하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하고 인근 종합병원을 찾았다. 복벽 내부에 생긴 구멍으로 장기 일부가 탈출한 상태라는 설명과 함께 장기의 혈류 장애로 괴사가 발생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하지만 수술할 수 있는 소아외과 전문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긴급하게 전원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건양대병원 소아와과 연희진 교수. 연 교수는 일 새벽 서혜부 탈장으로 경남 창원에서 대전까지 이송된 생후 3개월 여아를 수술,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사진 건양대병원]

병원 의료진이 창원을 비롯한 인근 지역 종합병원 여러 곳에 연락했지만 “소아외과 전문의가 없어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결국 대전까지 연락해서야 겨우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창원에서 대전까지 250㎞ 이동…무사히 수술

구급차를 타고 250㎞를 달려 오전 5시30분쯤 건양대병원에 도착한 아이는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1시간 30분가량의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아이는 회복을 거쳐 지난 6일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건양대병원은 외과 전문의가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는 등 비상 근무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응급질환자에 대한 수술은 모두 진행 중이다.

대전 건양대병원은 지난 1일 새벽 경남 창원에서 이송된 생후 3개월 여자아이를 수술, 무사히 퇴원시켰다고 8일 밝혔다. [사진 건양대병원]

연희진 교수는 "즉시 수술하지 않으면 감염에 의한 패혈증 발생 가능성 등 상태가 악화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며 “긴급한 상황인데도 의료진이 침착하게 대응해 수술이 잘 이뤄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연희진 교수 "침착하게 대응해 수술 잘돼" 

한편 연희진 교수는 건양대 의대(12학번)를 졸업한 뒤 건양대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를 마치고 지난 3월 소아외과 조교수로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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