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공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옮기고 있다. 2024.02.21 한수빈 기자

코로나19 이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지방의료원이 경영난에 대응을 위해 1221억원이 넘는 빚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료원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늘고 있다.

지방의료원 올들어 빚 급증 …올들어 269억원 추가 차입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성남의료원 제외)은 1112억원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가 증가하면서 일부 의료원은 시중은행 차입금으로 인건비 등 부족한 경영 자금을 충당하고 있다.

올해 8월 기준 21개 지방의료원의 차입 규모는 1221억45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서울의료원(100ㅇ억원)과 부산의료원(59억3000만원), 서산의료원(40억원), 서귀포의료원(40억원), 천안의료원(30억원) 등 5곳은 올해 추가로 빌린 금액만 269억원 넘는다.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의료원의 경우 지난해까지 차입금 61억원(연 4.72%), 올해 빌린 100억원(연 4.88%)의 이자로만 7억76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한달 이자부담만 6400만원이 넘는 셈이다. 올해 연 4.55% 금리로 59억원 가량을 빌려 쓴 부산의료원의 이자 비용은 2억6800만원에 달한다.

다른 지방의료원으로부터 빚을 낸 의료원도 있었다. 천안의료원은 올해 30억원을 차입했는데, 20억원(연 1.00%)은 서산의료원으로부터 빌렸고, 나머지 10억원(연 4.80%)은 시중 은행에서 융통했다.

적자로 대출 증가…이자 부담 ‘이중고’

지방의료원 경영난은 코로나19 발생 당시 공공병원이 일반 환자를 받지 않고 감염병 환자를 전담하면서 악화됐다. 일반환자가 지방의료원을 떠나고 의료진이 이탈하면서 수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지방의료원 35곳(성남의료원 제외) 중 33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부산의료원(115억7685만원)의 적자 규모가 가장 컸고, 이어 청주의료원(107억5852만원), 군산의료원(65억7898만원), 인천의료원(64억5949만원) 순이었다. 흑자를 낸 곳은 원주(강원)와 진안(전북) 등 2곳에 그쳤다.

김윤 의원은 “공익을 책임지는 지방의료원이 수익성 높은 진료를 할 수 없어 생긴 ‘착한 적자’”라며 “이런 성격의 적자는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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