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별들의집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기록집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이 말하고 있다. 창비 제공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의 인터뷰를 담은 구술기록집이 발간됐다. 유족들은 참사에 대한 지속적인 기억과 연대를 요청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출판사 창비는 22일 서울 중구 별들의집에서 <참사는 골목에 머물지 않는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책에는 참사 유가족 25명의 인터뷰가 담겼다. 참사 1주기인 지난해 생존자들과 유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출간한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에 이어 두 번째 구술기록집이다.

책 1부는 이태원 참사로 자녀를 떠나보낸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참사 이후 진상규명을 외치며 거리에서 시간을 보낸 부모들의 기록이다. 2부에는 주목받지 못한 피해자와 유족들의 이야기가 실렸다. 정부의 지원이 닿지 않아 스스로 정보를 찾아야 했던 외국인 희생자 유족, 참사 생존자였으나 참사 43일 후 세상을 떠난 고 이재현군 유족 등의 사연으로 구성됐다. 3부는 재난 이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유족들의 애도 방식을 담았다.

유족들은 “우리 사회에 참사의 기억을 계속 남기기 위해 구술 기록에 나섰다”고 했다. 고 김산하씨 어머니 신지현씨는 “요즘 주변에서 지인들의 청첩장이 날아오는데, 저는 딸아이의 결혼식을 볼 수 없고 행복해서 재잘거리는 모습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이 부럽고 아프다”며 “억울하다 외치고 몸부림치고 있는데도, 감춰지고 묻혀버릴까 봐 무서워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유족들은 책을 쓰기 위해 나눈 이야기가 ‘치유’의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구술자로 참여한 고 이재현군 어머니 송해진씨는 “인터뷰를 하며 작가분과 얘기하다 보면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게 됐다”며 “기억의 폭이 확장될 수 있고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참사 당일 그날 그 자리에 어떤 방식으로든 계셨던 분들이 책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친구나 지인과 함께 갔던 분 등 여러 관계로 얽혀 있던 분들에게 이런 따뜻한 시각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유족들이 10월에 많은 행사를 하려고 했던 것은 10월을 버티기 위해서였다”며 “시민들의 공감과 연대가 얼마나 큰 힘인가를 절실히 느꼈고, 그 힘을 통해 유족들이 숨지 않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으니 2주기에도 그런 힘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사기록단으로 참여한 고 이한빛 PD 어머니 김혜영씨는 “하루에 수십 번씩 마음이 뒤죽박죽되고 불쑥불쑥 자식이 보고 싶을텐데, 이런 삶도 당연하고 어떻게 느끼든 당신의 마음은 옳다고 말하고 싶었다”며 “유족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바라보고 이해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가협과 시민대책위는 오는 29일까지 시민추모대회와 행진 등을 열 예정이다. 오는 25일에는 유족들이 서울 서대문구 ‘계절의 소리’에서 참사 세대 청년들을 위한 일일카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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