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단기 사증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외국인을 불법 입국시킨 문서 위조책 4명을 오는 25일 송치할(구속 송치 1명)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이찬규 기자

한 가족이 외국인을 불법으로 입국하게 하기 위해 위조 서류를 제작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불법 입국한 외국인들은 난민 제도의 허점을 노려 국내에 장기 체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단기 사증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외국인을 불법 입국시킨 혐의로 구속된 A씨(46) 등 문서 위조책 4명을 오는 25일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송치한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위조된 서류로 불법 입국한 파키스탄 국적 29명 중 18명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파키스탄인이 현지 브로커를 통해 위조 서류를 의뢰하면, 국내 위조책은 국제우편으로 위조서류를 건네는 방식이었다.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은 국가정보원 첩보를 바탕으로 파키스탄인 불법 입국과 관련해 63건의 위조 서류 행사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2002년부터 한국은 파키스탄과의 사증 면제 협정 효력이 정지되면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경찰은 파키스탄인이 현지 브로커를 통해 위조 서류를 의뢰하면 국내 위조책이 국제 우편으로 위조 서류를 건네는 방식으로 범행이 이뤄진 것을 파악했다. 외국인들은 주 두바이 한국대사관 등 재외공관에 위조 서류를 제출했고, 이 중 36명이 비자를 발급 받았다. 1만~1만3000달러(약 1300만~1700만원대)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지 못한 이들도 있어, 비자를 받은 파키스탄인 36명 중 29명만 국내에 불법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 위조책 A씨는 전처 B씨(44), 조카 C씨(31)와 함께 2022년부터 지난 9월까지 기업 초청장, 공증서류 등을 위조해 파키스탄인 18명을 불법 입국시킨 혐의(공문서?사문서 위조 및 행사, 허위초청 알선죄)를 받는다. 이찬규 기자

위조책 A씨는 전 부인 B씨(44), 조카 C씨(31)와 함께 지난 2022년부터 지난 9월까지 기업 초청장, 공증서류 등을 위조해서 파키스탄인 18명을 불법 입국시킨 혐의를 받는다. 기업 초청장으로 체류 기간 90일 이하의 비즈니스 목적 초청 비자를 발급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A씨 일당은 인당 3000달러의 수수료를 받아 총 5만4000달러(약 7400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을 숨기기 위해 실제 운영 중인 업체의 이름을 도용하고, 업체당 초청 인원을 3~4명으로 한정했다. 재외공관 확인 전화를 받기 위해 초청인 연락처에 대포폰을 기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허위 서류로 외국인을 불법 입국시켜 실형을 받았던 경험이 있어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동종 전과가 있는 D씨(63)도 외국인 2명에 대한 위조 서류를 작성했으나 이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불법입국한 11명의 위조 서류를 제작한 피의자도 추적하고 있다.

불법 입국한 파키스탄인들은 인천공항에서 국내 허위위조책에게 수수료 3000달러를 건냈다. A씨 일당은 5만4000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서울경찰청

불법 단기 비자로 입국한 29명 중 20명은 허위 난민 신청으로 국내에 장기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난민 자격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행정소송 등 불복 절차를 거치는 기간엔 ‘난민신청자’ 자격으로 체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이들은 “파키스탄 야당 당원으로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며 난민 신청했지만, 경찰 조사에선 “허위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파키스탄에 체류 중인 한국‧파키스탄 이중 국적 브로커 2명에 대해 이달 중순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불법 입국한 18명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오는 25일 송치하고,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11명을 지명수배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청업체 진위 여부를 실사하는 등 비자 발급시스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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