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부산 동구 범일동 주한미군 시설인 55보급창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 있는 주한 미군 시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불에 취약한 건물 내 샌드위치 구조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소방 당국은 연소 확대를 방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 31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 55보급창에서 불이 났다. 55보급창은 부산항으로 반입되는 미군 장비 등을 보관하는 미군 부대 시설이다.

냉동창고 배관 공사 작업 중 시작된 불은 가로 120m, 세로 40m 크기의 대형 창고를 태웠다. 사고 1시간 전쯤 작업자들은 공사를 완료한 뒤 철수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부산소방본부는 화재 초기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가 오후 7시 55분 기준으로 2단계로 격상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사고 4시간 30여분이 지난 뒤부턴 불길이 크지 않고 연기만 많이 보이는 상태다.

지난 24일 오후 6시 31분쯤 부산 동구 범일동 55보급창에서 불이나 부산소방본부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한 지 4시간이 넘도록 불이 쉽게 꺼지지 않은 원인에 대해 소방 당국은 이 창고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샌드위치 패널은 스티로폼 등을 가운데 두고 양쪽에 철판을 붙여 만들어진 판재다. 스티로폼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퍼지고, 유독가스가 치솟아 소방대원의 접근을 어렵게 한다.

아울러 창고 내부에 우레탄, 고무 같이 불에 취약한 공사 자재들이 쌓여 있던 데다, 미군 군사보안 시설이라는 점도 진화를 방해하는 요인이었다. 소방을 제외하고는 내부 진입이 엄격하게 통제되면서 경찰은 화재 현장 인근 교통 통제 등만 진행했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소파협정)에 따라 화재와 관련된 내용 공개가 일부 제한되기도 했다.

해당 군사 보안 시설의 경우 일제 강점기 말 조성돼 건물이 노후화됐고 평소 외부인의 출입이 어려워 스프링클러 설치 등 화재 관련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보급창 특성상 많은 양의 군수물자를 보관하기 때문에 자칫 인근 창고로 화재가 번질 경우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미군 소속 소방대와 함께 인접 창고로 연소가 확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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