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김수미가 25일 대중의 곁을 떠났다. 30대 젊은 시절부터 '일용엄니' 역할을 하면서 노인의 연기를 해냈던 개성파 배우였다. 그러나 분장을 지우면 개성 있고 이국적인 미모의 소유자였다. 사진으로 그의 활동을 정리했다.

1970년 탤런트를 시작할 무렵의 김수미. 중앙포토

김수미는 1949년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출생했다.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행복'(1971) '수선화'(1974) '들장미'(1976)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탤런트 김수미. 중앙포토

쌍꺼풀이 짙고 코가 오뚝하고 입술이 도톰한 얼굴이다. MZ세대에게 더 주목받을 외모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2019년에는 젊은 시절 김수미의 외모가 탤런트 박시연과 닮았다는 게 잠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탤런트 김수미. 중앙포토

탤런트 김수미. 중앙포토

김수미는 짙은 주름을 새기고 30대부터 할머니 연기로 각광받았다. 김수미는 32세의 나이로 '전원일기'에서 시골 할머니 캐릭터를 연기, 많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들 일용 역할을 맡은 배우 박은수보다도 어린 나이였다. 구부정한 자세로 할머니 목소리를 낸 김수미를 실제 할머니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 작품으로 1986년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2004년 6월 양재동 서초문화예술공원에서 열린 '아름다운 WeStart 나눔장터'에서 연예인들 기증품을 판매하던 탈랜 김수미(오른쪽)가 한 팬의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탤런트 김수미. 중앙포토

탤런트 김수미씨가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있다. 김수미씨는 배우자 정창규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중앙포토

1980년대 영화계에도 진출한 고인은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 '마파도'(2005),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2005), '맨발의 기봉이'(2006), '헬머니'(2014),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2004년 10월 영화 '마파도' 촬영 현장. 등목 신을 끝낸 김수미와 이문식이 추창민 감독과 함께 촬영된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중앙포토

배우 김수미.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요리 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고인은 연기 활동과 별개로 음식을 주제로 하는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2020년까지 방영된 tvN 예능 '수미네 반찬'에서는 최현석, 여경래 등 유명 셰프들에게 요리 비결을 전수했다.

김수미는 자신에게 세 차례의 전성기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9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1970년 데뷔한 이후 세 번째 전성기 같다. 첫 번째는 '전원일기' 일용엄니 시절이고, 두 번째는 영화 '가문의 영광' '마파도' 때였다. 이번엔 요리로 시작된 전성기인데, 이번이 제일 강력한 것 같다. 동네 사우나에서 만나는 아주머니들까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 놀랐다. 가식 없이 진정성 있게 시청자들과 소통하려고 했던 것이 통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고은(활동명 별)과 김수미(왼쪽)가 4일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친정엄마'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친정엄마'는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 표현에 서툰 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뉴스1

극단 현대예술극장의 연극 '여자의 애인'의 한장면이다. 주연은 배우 김수미씨가 맡았다. 중앙포토

김수미는 드라마, 예능,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김수미는 욕설을 섞어 쓴소리하는 캐릭터로 유명하지만 주변을 챙기는 넉넉한 인심으로도 유명했다.

김수미는 2019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연예계 전설로 남고 싶다. 가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가사에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란 구절이 있다. 나도 '그냥 갈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산다. 배우로서만이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기억에 남고 싶다. 훗날 사람들에게 '김수미에게 이런 도움 받았어'란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2003년 탤런트인 김수미씨 방배동 자택에서 열린 양로원 할머니들 점심대접 행사. 인근에서 살고 있는 가수 김세레나 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신인섭 기자

뮤지컬 '친정엄마' 출연 때 모습. 권혁재 기자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