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수서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 첫 운영

동해안납북귀환어부 피해자모임이 2023년 4월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전남도가 조업 중 납치돼 북한으로 끌려갔다 돌아온 납북귀환어부와 유가족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한다. 피해자들은 귀환 이후 형사처벌을 받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찰 등에 시달렸다.

전남도는 “지역 납북귀환어부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한 간담회를 오는 29일 여수 히든베이호텔에서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전남도가 남북귀한어부와 유가족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지역 첫 치유 간담회에는 납북귀환어부 30여명과 유가족 등 50여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의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납북귀환어부는 1950~1980년대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 중 북한 경비정에 납치되거나 귀항 도중 방향을 잃고 북한에 넘어갔다가 귀환한 어부들이다. 북한에서 장기간 억류됐다가 송환된 경우가 많았다.

귀환 이후에는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수산업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또 지속적인 감시와 사찰, 불법연행, 폭행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통일부의 1992년 ‘어부 피랍자’를 통계를 보면 납북어부는 3729명에 이른다.

전남에서도 여수와 목포 등지에서 출항해 북한 접경인 동해와 서해에서 조업 중 납북된 사건이 5건에 이른다. 대표적인 납북사건은 여수에서 출항했던 탁성호와 동림호 사건이다.

선원 31명이 타고 있던 탁성호는 1971년 8월 동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된 뒤 1972년 9월 속초항을 통해 귀환했다. 선원 7명이 타고 있던 동림호도 1971년 5월 서해상에서 납북돼 이듬해 5월 e돌아왔다.

전남도는 지역에 남북귀한어부 3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지난해 납북귀한어부의 명예를 회복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전라남도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피해자 등의 명예회복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김종기 전남도 자치행정국장은 “납북귀환어부 사건은 피해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까지 깊은 상처를 남긴 아픈 역사”라며 “많은 피해자가 간담회에 참석해 함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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