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9명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세월호 참사에 관한 수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보장해주지 않는 데다 민원에 대한 염려 등으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15일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교사 인식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유·초·중·고교와 교육행정기관 소속 교사 960명을 대상으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동안 학생들과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86.6%가 ‘있다’고 답했다. 이야기 한 방식은 ‘수업과 교육활동 중에 개인적인 방식으로 이야기’(79.1%)하거나 ‘조·종례 시간을 활용한 훈화’(35.1%), ‘학교 차원의 수업과 교육활동’(32%)을 통해 이뤄졌다.

13.4%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답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서’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수업시간에 다루기 민감한 주제라서’(43.8%), ‘민원에 대한 염려’(35.9%), ‘교육당국 및 학교 관리자의 반대’(4.7%) 등의 이유도 뒤를 이었다.

교사들은 대체로 재발 방지를 위한 수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4.16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95.9%가 그렇다고 답했다.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으나 교육 당국의 지원은 미비하다는 반응이다. ‘교육 당국과 학교가 4.16수업을 지원하고 보장하냐’는 물음에 76.4%의 교사들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학교 수업에 참사 관련 교육자료를 제공하거나 교육부 차원에서 각 학교에 4·16 계기교육을 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시행된 안전교과 설치, 생존수영 의무화, 국민안전의 날 및 안전주간 운영 등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생존수영 의무화의 경우 실효성에 대한 긍정 평가가 55%로 더 높았지만 국민안전의 날 및 안전주간 운영의 경우 부정 평가가 65.3%에 달했다.

세월호 참사는 교사들의 교육 철학에도 변화를 줬다. 81.9%가 ‘교육 철학에 변화가 생겼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주관식 답변에서 ‘입시에 치중하기보다는 한 사람의 존재와 성장을 지원하는 게 무엇인지 돌아보게 됐다’ ‘아이들에게 일방적 지시를 내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른들의 지시가 무조건 옳을 거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라고 가르치고 스스로 판단하고 바르게 비판하는 힘을 기를 것을 가르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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