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 사진=장슬기 기자

경제종합일간지 에너지경제에서 한 부장이 후배 기자 뺨을 수차례 때린 사건이 벌어졌다. 폭행 피해자인 A기자가 연차휴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인사총무팀장이 폭행에 대해 “그건 사랑이지”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A기자는 “‘사랑의 매’ 아니냐는 발언은 명백한 2차 가해”라는 입장이다. 

사건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기자는 사내 분위기 등을 이유로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다. A기자에 따르면 1월29일 근무시간 중 B부장과 C부국장이 술을 먹고 있었는데 이들이 그 자리로 A기자와 또 다른 기자 D도 불렀다. A기자는 기사 마감 등을 이유로 거절했지만 B부장이 계속 참석을 요구해 결국 A와 D기자는 술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B부장은 퇴사를 말리면서 폭언과 함께 A기자의 뺨을 10차례 이상 때렸다는 게 A기자 주장이다.

이후 A기자는 회사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B부장은 인사위원회 재심 끝에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A기자는 몇가지 문제를 제기했다. 폭행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C부국장이 징계가 아니라 오히려 지난 2월 편집국장으로 승진한 점, C편집국장이 자신에게 퇴사를 종용한 점, B부장의 인사위원회 과정이 형식적으로 진행된 점, 휴가 사용 거부 등을 문제제기했다. 

관련해 지난달 19일 A기자는 정우진 이사, 홍아무개 인사팀장 등과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홍 팀장은 A기자에게 “그건(당시 부장의 폭행) 사랑이잖아요 나름의”라고 말했다. A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사랑의 매라고 할 수 있느냐”며 해당 발언이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홍 팀장은 지난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랑의 매 발언)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A기자는 그 외에도 C편집국장(당시 부국장)이 사건 현장에서 폭행을 말리지 않았으며 퇴사를 종용한 점 등 회사 측 대응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경제 측은 정우진 인사위원장 명의로 A기자 측에 지난 2월 사내에서 인사위원회를 열고 가해자 징계조치를 완료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별도 신고가 접수돼 외부기관인 노무법인에 조사 일체를 위임했다면서 A기자도 조사에 임해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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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은 지난 12일 오전 사측 입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 중구 에너지경제 사무실을 찾았지만 책임자를 만나지 못했다. 이에 사측에 B부장에 대한 징계 수위, 인사팀장의 ‘사랑이지’ 발언, 근무중 술자리에서 폭행사건이 벌어졌고 이를 제대로 말리지 않은 C부장을 편집국장으로 승진시킨 것, 회사 조치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A기자 주장 등에 대한 입장을 문자로 물었다.

자신을 법무지배인이라고 밝힌 정우진 에너지경제 이사는 이날 미디어오늘에 “쌍방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건으로 현재 노무법인의 조사가 진행 중이니 어떠한 답변도 드릴 수 없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될 경우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니 유의해달라”고 답했다. 여기서 ‘쌍방’이 C편집국장과 A기자인지, B부장과 A기자인지 추가로 질의했지만 15일 현재 답을 받지 못했다. 폭행 사건 당사자인 B부장은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 대응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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