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이자람 판소리 ‘노인과 바다’ 등

국립극단과 민간극단 상생 목표

연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 제공 서울연극협회·양동민

국립극단이 사용하고 있는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민간극단의 작품이 공연된다. 민간극단 우수작품의 유통을 돕고, 명동예술극장 활용도도 높이려는 방안이다.

국립극단은 다음 달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할 작품 3편을 19일 공개했다. 음악극 <통속소설이 머 어때서?!>(8월 18~25일)는 김말봉의 원작을 정안나가 연출했다. 1930년대 ‘통속소설 작가’라고 자칭한 김말봉의 생애와 그의 소설을 만담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남성중심 근현대 문화예술사에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이룬 여성작가 김말봉을 조명했다. 1930년대 동요, 민요, 신민요, 가요 등을 배치했고, 무성영화의 변사이자 만담가 역할을 하는 해설자가 등장해 흐름을 이끈다. 지난해 한국연극 베스트7 등에 오른 작품이다.

<배소고지 이야기; 기억의 연못>(8월 31일~9월 8일)은 극작가 진주가 한국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옥정호 인근 배소고지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 생존자 200여 명의 구술기록을 토대로 지은 작품이다. 특히 여성의 목소리로 전쟁을 복기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전쟁 소재 극과 차별화된다. 한마을 안에서 함께 살다가 예기치 못한 비극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을 그린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끝나지 않은 전쟁’을 여성 주인공 3명과 코러스 앙상블로 풀어낸다. 주체적 여성서사를 그려온 김희영이 연출을 맡았다.

왕성히 활동하는 소리꾼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는 9월 13~14일 볼 수 있다. 헤밍웨이의 소설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특별한 장치 없이 간소한 무대에서 고수 박근영과 단둘이 펼치는 무대다. 망망대해에서 청새치를 낚는 노인의 사투를 목소리와 북소리로만 표현한다. 다랑어를 회 처먹는 모습을 그리면서는 “이 양반은 옛날 쿠바 양반이라 간장과 와사비는 모를 것이다”라고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2019년 두산아트센터에서 초연 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 센터 등에서 해외 관객에게도 선보였다.

이 프로젝트는 ‘Pick크닉’이라고 명명됐다. 이번 여름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여름, 겨울 이어지는 프로젝트다. 유통 경로가 다양하지 않아 재연되지 못하는 민간단체의 창작 신작을 레퍼토리화 하도록 돕는다. 국립극단은 공연 제작비를 제공하고 명동예술극장 제반 시설과 무대 사용을 돕는다. 명동예술극장은 국립극단이 전용으로 사용해온 극장인데, 입지와 시설은 훌륭하지만 가동되지 않는 시기가 많았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예술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명동예술극장 가동률을 90%대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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