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용필이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20집 앨범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정규) 앨범으로서는 아마 이게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조용필이 11년 만에 정규 20집 앨범, <20>과 함께 돌아왔다. 조용필은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나이 벌써 70을 넘어서 신곡을 또 발표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열심히 해 봤다”며 “쑥스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수다. 1968년 록그룹 ‘애트킨즈’ 멤버로 데뷔한 그는 솔로로 전향한 뒤 1975년 발표한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히트하면서 유명해졌다. ‘창밖의 여자’가 수록된 정규 1집은 국내 최초로 100만 장 이상 팔린 단일 앨범이다. ‘단발머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모나리자’ ‘고추잠자리’ 등 히트곡으로만 콘서트를 할 수 있을 만큼 사랑받은 노래가 많다.

조용필은 2013년 10년 만에 낸 정규 19집 앨범의 수록곡 ‘바운스’로 다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풋풋한 가사의 모던록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가수 조용필(오른쪽)이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효진 기자

조용필은 19집 앨범의 성공 이후 한참 동안 정규 앨범을 내지 않고 다시 긴 작업에 몰두했다. 그는 완벽주의자다.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11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녹음도 이달 초까지 계속 반복했다. 미국 스튜디오와 진행한 믹싱 작업만 16~18번을 반복해 나중에는 관계자가 한국에 직접 찾아왔다고 한다. 조용필은 “음반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질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제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 만들어놓고 다음날 다시 악보를 보면 마음에 안든다”며 “그런 곡이 아마 수백 곡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도 마지막까지 작업해 완성한 1곡을 결국 ‘앨범의 결과 맞지 않는다’며 빼버렸다.

20집 타이틀곡은 ‘그래도 돼’다. 제목 그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는 지난봄 스포츠 경기를 보다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 순간, 모든 카메라가 승자의 세리머니만 비추는 장면에서 ‘패자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하다 이 곡을 구상했다. 작사가를 만나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위로하는 가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제는 믿어 믿어봐 자신을 믿어 믿어봐 지금이야 그때 지치고 힘이 들 때면 이쯤에서 쉬어가도 되잖아” 라는 노래 가사는 이렇게 나왔다. 배우 변요한, 이솜, 전미도, 박근형 배우 등이 출연한 ‘그래도 돼’의 뮤직비디오 제작은 돌고래유괴단이 맡았다.

가수 조용필이 22일 <20>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웃고 있다. 서성일 선임기자

7곡 중 타이틀곡을 포함한 ‘타이밍’ ‘왜’ 등 3곡이 신곡이다. 그는 간담회에서 신곡의 특징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했다. 완벽주의자답게 ‘그래도 돼’에 대해 “반 키 더 올려서 부를걸 후회된다”고 토로했다. 일렉트로닉 팝·록인 ‘타이밍’의 중간에 나오는 코러스는 모두 그의 목소리다. 그는 1980년대부터 자신의 곡 99.9%는 코러스까지 직접 소화한다. 발라드곡 ‘왜’는 여태까지 부른 곡 중 가장 많은 연습을 거쳐 탄생했다. 그는 “몇 개월 간 각기 다른 가사, 창법, 가성으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찰나’ ‘세렝게티처럼’ ‘필링 오브 유’ ‘라’는 2022~2023년 발매한 미니 앨범, <로드 투 트웬티(20)-프렐류드 1·2>에 수록됐던 곡이다.

<20>에는 사랑을 노래하는 곡보다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분위기의 곡들이 많다. “사랑 노래를 사실 너무 많이 불렀어요. 예전에 비행기 안에서 ‘시골에서 도시로 몰려드는 청년’에 관한 신문 사설을 보고 ‘꿈’을 작곡했어요. 그 마음으로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옛날 노래를 보면 마음을 북돋아 주는 음악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 위로를 받았기 때문에 저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조용필의 20집 앨범 <20>. YPC 제공

56년간 음악을 했지만 그는 요즘도 집과 스튜디오만 오가며 음악 연구를 한다. 여전히 새로운 노래를 들으면 ‘흉내 내고 싶은 목소리’가 생기고, 그럼 바로 실험하고 연습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특별히 없다”고 했다. “그냥 조금 더 노래를 할 수 있는 목소리가 됐으면 합니다. 연습을 통해서 조금 더 강한 목소리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날 발표한 앨범이 ‘정규 앨범’으로서는 마지막이될 것 같다고 했다. “다음에 어떤 곡들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앨범으로서는 이것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하고 싶습니다, 사실은. 안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겠습니다.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조용필은 11월 23~24,30일, 12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를 연다.

조용필. YP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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