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마다 쓴 편지 엮어 18년 만에 첫 산문집 낸 최진영 작가

최진영 작가가 22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산문집 <어떤 비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난다 제공

“24절기 편지 쓰는 내내 제가 생각했던 것은 아무리 가도 가도 알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최진영 작가가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뒤 18년 만에 첫 산문집 <어떤 비밀>을 출간했다. 최 작가는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사랑에는 너무나도 많은 감정이 있다. 미움, 오해, 질투, 서운함, 억울함, 치사함, 외로움, 고통… 사랑이라는 단어는 이 모든 것을 껴안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3년 경칩부터 2024년 우수까지, 최 작가는 잔잔한 금능바다와 비양도가 바라다보이는 제주 서쪽 옹포리의 한 카페에서 절기마다 편지를 써 손님들에게 전했다. 시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연인에게 힘을 보태고 싶어서였다. 처음에는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계획도 없이 주저하며 시작했던 ‘절기 편지’에 어느덧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가을쯤 되자 “편지 쓰는 근육”이 단단하게 만들어져 좀 더 수월해졌다.

최 작가는 ‘편지’라는 글쓰기 형식에 대해 “마음을 밀봉해서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메일은 ‘보낸 메일함’에 내가 쓴 메일이 남아 있지만, ‘편지’라는 것은 보내고 나면 나에게 없고 그 사람에게 가버린다”며 “받는 사람은 읽고 버릴 수도 있지만,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 소통의 방식이 너무 애틋하고 소중하다”고 말했다.

그는 “작정하고 에세이를 쓴 것은 처음이다. 에세이를 쓰면서 소설 쓰기가 나에게 잘 맞는 옷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소설은 허구를 전제로 소통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에세이는 저의 생각을 전면에 내세우고 쓰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저하게 되고 감추고 싶은, 소설을 쓸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는 2015년 출간한 <구의 증명>이 지난해 역주행하면서 15만부가 판매되는 등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 작가는 역주행의 이유를 묻자 “모른다. 그리고 그 이유를 저는 모르고 싶다”며 “그 이유를 알면 저도 사람인지라 그렇게 또 쓰고 싶을 것 같아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데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결국엔 사람들은 사랑을 원하는 거 아닐까. 지겹고 뻔하고 할 만큼 하고 볼 만큼 봤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사랑 이야기를 읽고 싶고, 사랑을 하고 싶은 그 마음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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