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병규 기자] 26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별난 여자 김선' 2부가 방송된다.
올해 나이 51세의 김선 씨는 최근 SNS를 뒤흔든 늦깎이 인플루언서이다. 전복껍데기로 만든 선글라스와 한라봉으로 만든 모자를 쓴 채, “요정들아 모여라~” 외치는 이상한(?) 여자. SNS를 시작한 지 1년 차에 구독자 3만 명, ‘숏폼’을 올렸다 하면 수백만 조회수는 기본이고, 개그우먼 안영미 씨는 그녀를 따라하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방송인 유병재 씨는 김선 씨 SNS를 분석하는 영상까지 올렸다. 유명 ‘셀럽’들도 그녀를 따라할 정도로 화제몰이 중인데. 도대체 그녀의 정체가 뭘까?
그녀를 만난 곳은 전라남도 화순의 한 축사. 머리에 두건을 질끈 묶고, 망설임 없이 소똥을 치우고 소밥을 챙겨주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사실 김선 씨의 본업은 소 키우는 농부이자 삼남매의 엄마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에 시작한 결혼생활. 부부는 밤낮없이 밭을 일구고 소를 키우면서 고생한 끝에 6만 평의 땅에 농사를 짓고, 소 100마리를 키울 정도로 형편이 넉넉해졌다.
바삐 살던 중에도 옷 만들기, 꽃과 식물 가꾸기를 좋아했던 김선 씨.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좋아하는 옷을 만들고 온라인 모임에서 교류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누렸는데. 그러던 중에 그녀는 SNS라는 신대륙을 발견했고, 그때부터 그녀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힘들게 살 때는 미처 몰랐던 그녀의 취향은 ‘러블리’하고 ‘빈티지’하면서 레이스까지 듬뿍듬뿍 달린 원피스.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꽃과 식물로 가득 찬 주방. 그곳에서 ‘럭셔리 과일차’를 마시는 김선 씨. 그녀만의 독창적인 ‘소녀감성’은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저격했고, ‘김선 소녀감성 모르면 나가라~’라는 ‘밈’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졌다.
사실 김선 씨에게 ‘소녀감성’이란, 잃어버린 소녀 시절에 대한 보상 같은 것. 10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떨어져서 지냈던 김선 씨. 14살 때부터 공장에 다니면서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했다.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친구들과 노는 것조차 김선 씨에게는 꿈같았던 일이다. 공장에서 재봉일을 하고 받은 월급은 10만 원 남짓이었으나, 거금 2만 원으로 피아노 학원에 등록해서 배우기도 했었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소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늘 마음 한구석에는 무언가 찾지 못했던 인생의 허기가 느껴졌다. 그러던 중 50세를 넘어 그녀에게 찾아온 기회에 김선 씨는 SNS에서 한을 풀 듯 마음속에 숨어있던 ‘소녀감성’을 풀어 헤쳤다.
한편, 점점 더 심해지는 김선 씨의 기행(?)에도 남편과 자식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그녀를 조용히 응원하는 마음만 보일 뿐인데. 그러던 중 들려온 남편 조수환(61) 씨의 노래대회 1차 합격 소식. 알고 보면 수환 씨는 ‘원조 화순의 스타’였다.
전국 각지의 노래대회에 나가서 상을 휩쓰는 바람에 거실 벽면 한쪽에 그의 트로피가 가득할 정도. 2차 오디션을 앞두고 이번에는 남편의 뒷바라지를 하겠다면서 김선 씨가 호언장담하고 나선다. 함께 자줏빛 무대복을 고르고, 머리 맞대고 수환 씨가 부를 노래를 골라 보는데. 남편을 위한 김선 씨의 ‘SNS 노하우’ 전수는 덤이다. 과연 수환 씨는 무사히 노래를 부르고, 스타 부부가 탄생할 수 있을까?
거칠고 어려운 삶 속에서도, 순수한 소녀의 마음을 잃지 않고 간직해 온 김선 씨. 지난 세월의 어둠은 이제 그녀에겐 과거로 남았고 김선 씨는 찬란한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별난 여자, 김선 씨의 소녀감성이 궁금한 사람은, 인간극장으로 모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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