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S]

[폴리뉴스 박병규 기자] 세계 각지에서 온 트레커들의 발길이 모이는 곳, 네팔. 네팔에는 안나푸르나, 에베레스트 외에도 서부나 동부 지역의 오지 트레킹 코스까지 수많은 길이 실핏줄처럼 나 있다. 네팔 중북부에 위치한 무스탕은 1992년부터 부분적으로 개방되어 현재까지도 특별 허가를 받은 사람만 들어설 수 있다. 문명의 입김이 닿지 않은 만큼 거칠고 황량한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곳. 하얀 눈의 세계 히말라야 아래 환상적인 풍경을 지닌 은둔의 낙원, 네팔 로어 무스탕으로 사진작가 최경진, 프로 스윙 댄서 이해인 부부가 여정을 떠난다.  

안나푸르나 산군과 페와 호수가 조화를 이룬 네팔의 휴양도시, 포카라에서 자동차로 8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카크베니로 향한다. 칼리간다키강을 따라 이어진 길 중간중간 고즈넉한 마을들이 트레커를 맞이한다. 그중 길이 567m의 간다키 골든 브리지(Gandaki Golden Bridge)가 놓인 바그룽에 들어선다. 깊은 협곡 위, 아찔한 높이의 다리는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흔들거려 가슴을 철렁이게 만들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감을 더해준다. 

다리 끝, 부부가 사는 제주와 닮은 바그룽은 흐드러지게 피어오른 유채꽃이 온 마을을 뒤덮어 마치 샛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다. ‘히말라야’ 하면 험난한 설산을 떠올렸던 것과 달리 그 아래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에 네팔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시 절벽 옆의 좁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 마르파에 닿는다. 조금 전과는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처럼 무스탕 지역 특유의 분위기가 흐르는 마르파. 마르파에 들어서니, 진흙과 하얀 돌로 만들어진 전통 가옥이 눈에 들어오고 마을 곳곳에 타르초와 룽다가 휘날린다. 

안나푸르나 서킷 후반부 코스에 해당하며, 과거엔 외부인이 드나들기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감춰져 있어 ‘은둔의 왕국’이라 불렸던 무스탕. 사막같이 메마른 무채색의 산과 고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그 척박한 땅에 오아시스처럼 자리한 마을이 빚어놓은 풍광은 지구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무스탕의 관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카크베니에서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한다. 어퍼 무스탕과 로어 무스탕의 경계에 자리한 카크베니는 과거 왕국을 지키던 성채 도시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고, 티베트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카크베니를 뒤로하고 길을 나선다. 칼리간다키강이 지나는 로어 무스탕 지역은 오후가 되면 걷기가 힘들 정도로 거센 강바람이 불기 때문에 아침 일찍 트레킹에 나서는 것이 좋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한 길 위에 구름마저 산허리를 감싸며 멈춰 서 있고, 길 너머엔 다울라기리와 히말라야 연봉이 눈부시게 빛난다. 해발 3,000m를 넘어서자 금세 숨이 가빠오고 한 발 내딛기도 힘겨워진다. 잿빛의 칼리간다키강을 따라 푸른 하늘과 눈 덮인 산 그리고 황토색 땅이 어우러진 로어 무스탕의 낯설고 광활한 비경을 '영상앨범 산'과 함께 만나본다. 26일 오전 7시 10분 KBS 2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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