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의 간웅 조조. 출처=예슝(葉雄) 화백

우리는 나쁜 사람, 악한 인간을 일러 ‘조조 같은 놈’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조조가 이처럼 불린 것은 나관중이 연의를 짓기 훨씬 전인 송나라 때부터였습니다. 이 시대는 유교와 성리학을 치세의 근간으로 중시하였기에 조조는 ‘나쁜 놈, 악당 두목’으로 낙인찍혔습니다. 나관중은 연의를 완성하며 조조의 훌륭한 점도 어느 정도 균형을 취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접하는 모종강본 연의에서는 이러한 내용이 삭제되거나 대폭 축소됩니다. 모종강이 빼버린 조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살펴보면 ‘조조악인론’이 청나라 때 정점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하 영웅론을 설파하는 조조. 출처=예슝(葉雄) 화백

관우가 조조의 극진한 대우를 마다하고 유비를 찾아 떠나가자 조조는 파릉교에서 관우와 이별을 합니다. 나관중이 묘사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내가 이미 옛날에 허락했으니 오늘 놓아주는 것이다. 쫓아가서 죽인다면 천하의 사람들 모두 내가 신의를 지키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어찌 내가 신의를 저버리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 그도 나름대로 자기 주인을 위하는 일이니 추격하지 말라.

조조는 관우의 성품을 잘 알기 때문에 마음속으로 그 뜻을 갸륵하게 여겼다. 그래서 떠나는 사람을 쫓지 못하게 하여 그 도리를 이루도록 하였으니, 왕패(王覇)의 넓은 도량이 없으면 어찌 이러한 정도에까지 이르렀으랴? 이것이야말로 조조의 아름다운 소행이다.

머리칼을 잘라 참수를 대신하는 조조. 출처=예슝(葉雄) 화백

나관중은 관우를 보내주는 조조의 모습을 ‘왕패의 도량’을 가진 아름다운 행동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조조를 이렇게 찬양했습니다.

‘조조 평생의 좋은 점을 들라면 이는 곧 유비를 죽이지 않고 관우를 쫓지 않았음이다. 조조가 너그럽고 인자한 덕을 갖추었음을 알 수 있으니 곧 중원의 주인이 될 만하다.’

나관중은 스스로 조조를 찬양하는 것으로도 부족해서 옛사람들이 조조를 찬양한 시를 두 편이나 실었습니다. 삼국연의에 조조를 찬양한 시가 있었다니 진정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