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재집권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2일 뉴욕으로 떠난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가 23일(현지시간)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2017년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일 1차 경제대화 당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아소 다로 당시 일본 부총리가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한편, '모시토라'에 대비해 트럼프 진영과도 접촉을 시도해왔다. '모시토라'란 일본어로 '혹시'를 뜻하는 '모시(もし)'에 '트럼프'의 일본 발음인 '토람푸'를 합친 말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번 달 미국을 국빈 방문해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며 돈독한 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동시에 일본 정부의 주요 인사가 직접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총리를 지냈던 아소 부총재를 트럼프와의 관계를 뚫기 위한 '비공식 특사'로 내세웠다.

아소 부총재는 앞서 지난 1월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약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뉴욕을 방문했다. 당시 현지에서 만남을 도모했지만 공화당 경선 일정 때문에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아소 부총재는 이에 대해 "내가 일부러 뉴욕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러 왔다는 사실이 트럼프의 귀에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헛걸음으로 돌아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본 정부가 트럼프 진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본에선 아소 부총재가 1월 미국 방문 덕에 이번엔 트럼프와의 만남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것으로 본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3일 오후 2시까지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 재판으로 법원에 출석하게 돼 두 사람의 회담은 오후 늦은 시간에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1기 때도 일본 정부는 트럼프와의 관계 구축에 일찍부터 공을 들였다. 지난 2016년 11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뉴욕의 트럼프 타워를 방문해 트럼프를 만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처음 만난 외국 정상이었다. 아소 부총재는 아베 2기 정권 때 부총리로 미·일 정상회담에 동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관련기사

  • 바이든 보러간 기시다, 트럼프에 윙크? 미국 내 日공장 돌았다

  • 日 벌써 트럼프 당선 대비...트럼프 30년 지기와 로비 계약

  • 전 주일美대사 "트럼프는 사업가…당선시 김정은과 회담할 듯"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