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자 유사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AP연합뉴스

무슬림 비백인으로서 처음으로 스코틀랜드의 자치정부 수반 자리에 오른 훔자 유사프가 취임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사프 수반은 29일(현지시간) 자신의 뒤를 이을 집권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차기 대표 및 자치정부 수반이 새로 선출되는 대로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주 내 의회에서 불신임투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유사프 수반은 “주말 동안 우리 당과 정부, 그리고 국가를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해 본 후 저는 정치적 분열을 넘어 우리 관계를 회복하는 일은 다른 사람이 주도해야만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그래서 저는 SNP의 중앙비서관에게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코틀랜드 의회 제1당인 SNP와 함께 연합정부를 구성했던 녹색당이 기후변화 대응과 성소수자 정책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지난 25일 연정 합의 종료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보수당은 유사프 장관 개인에 대한 불신임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고, 노동당은 유사프 장관과 내각 전체에 대한 불신임안을 투표에 부치겠다고 선언했다. 유사프 수반은 당초 “불신임 투표에서 승리할 모든 각오가 돼 있다”면서 자신을 보였으나 신임을 위한 충분한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첫 유색인종 수반이자 영국 정당의 첫 무슬림 대표라는 기록을 세운 유사프 수반은 결국 취임한 지 약 18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친독립 성향의 SNP는 지난 17년간 스코틀랜드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며 집권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당 재정 유용 의혹 스캔들과 니컬라 스터전 수반의 사임, 성소수자 혐오범죄법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지역구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당이 SNP의 지지율을 뛰어 넘었다.

또 유사프 수반은 재임 기간 성소수자 권리 문제, 기후 정책, 분리 독립 등을 두고 당내에서도 심한 분열을 겪어왔다.

유사프 수반의 사임에 따라 SNP는 28일 내에 후임 당수 겸 수반을 선출해야 하며, 기한이 지나면 스코틀랜드 지방의회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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