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1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은 개전 후 7번째다. 신화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등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만나며 가자지구 라파 지상전을 말리고, 휴전협상을 재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인질 협상과 라파 공격은 별개”라며 라파 공습 감행을 시사했다. 하마스 측은 중재국이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하면서도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하면 휴전 협상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일 네타냐후 총리가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열린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 (성사)가 라파 침공을 피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우리는 인질 협상에도 관심이 있지만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종전을 포함하는 휴전 합의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라파 공격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담에서 블링컨 장관이 “라파에 대한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피난민 약 140만명이 몰린 라파에서 지상전이 시작되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날 것이라고 우려하며 공습에 반대해왔다.

미 국무부는 또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는 한편, 분쟁의 추가적인 확대를 피할 필요성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하마스를 향해서도 휴전 협상 성사 압박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기에 앞서 같은 날 헤르조그 대통령과 만나 “휴전이 성사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하마스 탓”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에도 하마스는 중재국이 최근 건넨 휴전 협상안을 거부했다. 하마스 공보실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하마스 지도부는 이스라엘의 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 측은 향후에도 휴전협상에 응할 의향은 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라파 공격이 코앞으로 닥치자 ‘휴전 협상 중단’ 가능성도 언급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 알마나르 TV와의 인터뷰에서 “적이 라파 작전을 감행한다면 협상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휴전협상·인질교환 문건을 확보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0일 하마스 측이 두 단계로 이뤄진 휴전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단계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20∼33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이 인질 1명당 하마스 수감자 20∼40명을 풀어주면서 최대 40일간 교전을 중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최소 6주 휴전을 한 뒤, 인질과 수감자 규모를 확대해가면서 휴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연장하는 안이다.

라파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라파 인근에는 이스라엘군 탱크와 장갑차 수십대가 대기하고 있다.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29일 라파와 가자 중부 난민촌에 대한 최종 전술 계획을 승인했다.

앞서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관료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요일 밤(5월1일)까지 답변을 기다렸다가 하마스가 응답할 경우 휴전 회담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에 특사를 파견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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