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은 한때 소멸한 듯 보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뒤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을 계기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콘서트장 테러 직후 이슬람국가의 분파인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자신들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슬람국가호라산을 포함한 이슬람국가 세력이 최근 서방과의 대립으로 취약해진 러시아와 이란 등으로 테러 공격 방향을 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슬람국가’는 2015년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를 점령하며 세력을 키워, 한때는 국가를 자처하는 수준에 이른 적도 있었다. 지난 2015년 11월 파리 도심에서 130여명이 시민이 희생된 파리 동시테러를 포함해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서방에서 대형 테러 사건도 저질렀다.

그러나, 미국과 프랑스, 아랍 국가 등이 전쟁을 벌여 이슬람국가는 2017년 10월 자칭 수도였던 시리아 라카를 잃고,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세력이 거의 소멸됐다. 서방을 대상으로 한 테러도 잠잠해졌다.

하지만, 이슬람국가 세력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었다. 이슬람국가 절정기 때인 2015년에 만들어진 아프가니스탄 일대의 분파인 이슬람국가호라산 등은 세력을 유지해오다가, 이번에 모스크바 테러까지 저질렀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의 테러 위협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21년 8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때였다. 이슬람국가호라산은 카불 공항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러, 미군 13명 등이 숨지게 했다. 수니파 이슬람주의 무장세력들로 결성된 이슬람국가호라산은 미군 철수에 즈음해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에 맞서며 입지 확보에 나섰다.

2022년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어난 전쟁은 중앙아시아 일부 지역 세력 공백을 일으켰고, 이슬람국가호라산 테러 무대 확대의 계기가 됐다.

서방에서 이슬람주의 테러 세력에 대비한 보안이 강화된 점도 이들이 러시아나 시아파 이슬람 국가인 이란 등으로 공격 방향을 바꾼 배경이다. 2022년 9월 러시아 외교관 2명 등을 숨지게 한 카불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대한 테러가 이런 흐름의 신호였다. 지난해 1월 84명이 숨진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 추모식 테러 때도 이슬람국가가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밝혔다. 당시 구체적으로 이슬람국가 어느 세력이 테러를 실행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슬람국가호라산을 지목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슬람국가나 알케에다 등 수니파 이슬람주의 무장세력은 원래 1980년대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맞서는 무자헤딘 투쟁 때 미국의 지원으로 성장했다. 이들에게 서방뿐만 아니라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도 이슬람 통치를 억압하는 불경한 세속주의 정권에 불과하다.

특히, 러시아는 이슬람국가 세력에는 시리아에서 경쟁하던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돕고, 자신들의 세력권을 와해시키는데 일조한 국가이기도 하다.

또한,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체첸 등에서 일어난 무슬림 지역 분리주의 독립운동을 강경 진압했고, 이는 중앙아시아 무슬림 사이에 반감을 고조시켰다.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출신 등의 일부 무슬림은 이슬람국가에 합류하는 인력 자원이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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