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말뫼에서 유로비전 준결승전에 앞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최대 대중음악 축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이스라엘의 출전을 둘러싸고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대회 개최지인 스웨덴 말뫼에서는 결승전을 앞두고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번주 유로비전 준결승과 결승전이 펼쳐지는 말뫼시에는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다. 결승전이 열리는 이번 주말 오후 말뫼 아레나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유로비전 참가에 항의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져 2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숨지면서 이스라엘의 유로비전 출전에 반대하고 이번 대회에 보이콧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져왔다.

말뫼 경찰서장은 “세계의 불안이 유로비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스웨덴, 특히 말뫼에서는 이스라엘의 대회 참가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져왔다”고 말했다.

스웨덴 당국은 말뫼 지역의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일부 경찰들이 예방 차원에서 더 큰 무기를 휴대할 수 있으며, 관계자들이 행사장 주변에 보안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전역을 비롯해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도 경찰이 파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말뫼에서는 이스라엘 참가 금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지속되어 왔으며, 대회에 대한 보이콧 요구도 거셌다. 유로비전 준비 기간 동안 1000명 이상의 스웨덴 아티스트들이 이스라엘 출전 금지를 요구했다.

아일랜드 참가자로 출전한 싱어송라이터 밤비 레이 로빈슨은 유로비전 보이콧 요구는 거절했지만 말뫼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에서는 400명이 넘는 아티스트들이 그에게 대회 보이콧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 이는 변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이 대회에 출전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 하지만 내가 그들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등 7개국의 참가자들과 함께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과 모든 인질의 귀환”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냈다.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이번 유로비전 참가 허용이 2년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비교되면서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로비전에 참여가 금지됐다.

이에 대해 유로비전 관계자는 “둘은 전혀 비교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 국영방송은 러시아처럼 대회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과거 유로비전 홍보팀에서 일했던 폴 조던은 “정치는 때때로 행사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스라엘의 존재가 너무 큰 이슈가 돼서 행사가 무색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유로비전 출전을 두고 스웨덴에서 반발이 확산되자 이스라엘은 자국민들에게 스웨덴 말뫼 지역에 대한 여행 경고를 내렸다. 또 유로비전에 참가하는 이스라엘 국적의 가수 에덴 골란은 대회 기간 이스라엘 보안당국으로부터 공식 행사 일정 외에는 외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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