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정부 기관 컴퓨터와 서버에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과 에이엠디(AMD) 등의 제품을 쓰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미·중 갈등 속에 양국 간 첨단기술 경쟁, 보안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12월26일 새 가이드라인을 내어, 정부기관과 향급 이상 단위의 당 조직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컴퓨터 처리장치와 운영체제(OS)를 구매할 것을 지시했다.

컴퓨터와 서버를 조달할 때 미국 인텔과 에이엠디(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탑재된 개인용 컴퓨터와 서버를 사지 말도록 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를 비롯한 외국산 운영체제와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도 구매하지 말도록 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미국산 대신 중국 제품을 쓸 것을 권장했다. 같은 날 중국정보기술안전평가센터(CNITSEC)는 검증을 거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프로세서 등 중국산 제품 목록을 공개했다. 중국산 프로세서 18종과 운영체제 6종 등으로, 해당 검증은 3년 동안 유효하다.

비슷한 보도가 지난해 7월 일본 요미우리신문을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요미우리신문은 중국 정부가 2022년 9월 정부와 국유 기업이 사용하는 사무기기와 정보기술(IT) 시스템에 중국 기업 제품만 사용하라고 지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정부나 국유 기업의 전산 체계에서 미국산뿐만 아니라 외국산 제품을 퇴출하고 자국 제품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은밀하게 미국산 제품의 퇴출을 추진한다면, 미국은 법안 적용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중국산 정보통신 기기 등을 퇴출하고 있다. 2018년 미 트럼프 행정부는 안보상 위협이 된다며 국방수권법을 근거로 미국 시장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퇴출했고, 이후에도 안보 위협을 들어 첨단 반도체와 제조 장비 등의 중국 수출을 가로막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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