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엔저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후지산이 몸살을 앓자 인접한 지방자치단체들이 등산 사전등록이나 통행료를 부과하는 등 규제에 나서기 시작했다.

30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시즈오카(静岡)현은 다음 달 10일부터 등산 사전 등록을 인터넷으로 받기로 했다. 본격적인 후지산 등산 시즌인 7~9월을 대비해 ‘사전 등록’을 하고 입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인원 제한은 별도로 없지만 사전 등록을 통해 시즈오카현에서 후지산으로 올라가는 3개 루트의 혼잡도를 관리하고 무모한 야간 산행과 같은 등산을 막겠다는 얘기다.

사전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엔, 쉼터에서 별도 ‘등산 매너’와 같은 내용을 학습해야 한다. 등록을 마친 경우엔 QR코드가 메일로 송부되며 등산 시 현장 직원이 이를 확인하는 형태로 등산이 이뤄진다.

최근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후지산. 후지산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은 사전 예약을 하거나 통행료를 부과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 다른 루트로 후지산을 오를 수 있는 등산로가 있는 야마나시(山梨) 현은 한 발 더 나갔다. 하루 4000명만 후지산 등산을 할 수 있도록 인원수를 올여름부터 제한하기로 했다. 1명당 2000엔(약 1만7500원)에 달하는 요금도 받는다. 사전 등록도 필수다. 야마나시현 홈페이지에 접속해 등산 인원수와 날짜, 쉼터 예약상황 등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동영상 시청도 사실상 의무화했다.

후지산을 오르는 데 적정한 복장부터 주의사항이 담긴 영상을 다 시청해야 입장 확인을 할 수 있는 QR 코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후지산을 실제 등반할 때에 현장 직원이 이를 확인하고 손목 밴드까지 착용하도록 여러 차례 장치를 둔 셈이다. 야마나시현은 사전 예약을 지난 20일부터 시작했는데 당일 첫 예약자는 6849명에 달했다. 야마나시현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0명 수준의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환경성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연공원법 등을 활용한 규제 검토에 나섰다. 후지산 보호를 위해 관련 전 지역에 라이브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휴대전화 통신정보를 활용해 혼잡 상황을 체크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관광객들이 후지산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 난 야마나시현 한 편의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후지산 편의점’ 인증샷 인기에 가림막도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후지산뿐만이 아니다.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河口湖) 인근에 있는 한 편의점은 후지산이 잘 보인다는 이유로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증샷 명소’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들다 못해 도로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일이 문제가 되면서 마을은 최근 자체적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검정 가림막까지 설치했다. 높이 2.5m에 달하는 전례 없는 가림막까지 세워졌지만 쏟아지는 관광객을 막을 순 없는 상태다. 최근엔 가림막에 구멍을 뚫거나, 편의점 주차장에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이 몰리기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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