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재계의 총리’로 불리는 경제단체연합회(經團連·게이단렌)의 도쿠라 마사카즈(十倉雅和) 회장이 마지막 임기에 들어갔다. 30년만에 5%에 달하는 기록적인 임금 인상을 주도하는 등 성과를 낸 도쿠라 회장의 뒤를 잇는 차기 회장에 대한 인선도 본격화한 모양새다.

지난해 3월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도쿄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31일 도쿠라 회장 후임 인선 논의가 본격화했다고 보도했다. 스미토모 화학 회장이기도 한 도쿠라 회장이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최대 단체인 게이단렌 회장에 오른 것은 지난 2021년으로, 올해를 마지막으로 게이단렌을 떠나게 된다.

도쿠라 회장은 후임 인선에 대해 “게이단렌은 과거와 비교해 사회 과제 및 사회 전체 공헌한다는 역할 및 의식이 강해졌다”면서 “산업 정책만이 아닌 사회·경제 전체를 대국적으로 파악해 발신할 수 있는 분을 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제철 회장, NTT 회장 거론

요리무리는 도쿠라 회장의 후임으로 하시모토 에이지(橋本英二·68) 일본제철 회장과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일본전신전화공사)의 사와다 준(澤田純) 회장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일본제철은 일본 최대의 철강회사로 최근엔 약 17조원에 미국 US스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US스틸 인수가 마무리되면 일본제철은 세계 3위 철강 기업으로 거듭난다.

US스틸 인수를 지휘하고 있는 하시모토 회장은 대형 거래처인 도요타자동차 등과의 협상에서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등 강한 리더십으로 일본제철 실적을 V자 곡선으로 바꾼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요미우리는 “US스틸 인수 문제로 재계 활동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일본제철은 과거에도 게이단렌 톱을 배출해온 만큼 회장직을 백업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재계 관계자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NTT의 사와다 회장은 오사카(大阪) 출신으로 교토(京都)대 공대를 졸업했다. 1978년 입사해 지난 2022년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빠르고 강한 리더십으로 보수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NTT의 조직문화를 바꾼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일·미경제협의회 회장으로 재계 인맥이 풍부하다.

일본 게이단렌 수장 교체에 대해 한국 재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한국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으로 징용공(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하자, 게이단렌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은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결성하는 등 협력을 해오고 있어서다.

한국 재계 관계자는 “한·일관계가 정치적인 이슈로 얼어붙었을 때도 게이단렌과의 민간 교류는 이어져왔다”면서 “차기 게이단렌 회장도 한·일 교류 증대에 이바지할 분이 선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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