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6호'가 2일(현지시간)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달 뒷면의 토양과 암석 표본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 '창어 6호'의 임무다. 성공할 경우 최근 국제적인 경쟁의 무대로 떠오른 달 탐사 분야에서 중국이 미국·러시아 등을 제치고 더 앞서나가는 셈이 된다.

2일 달 뒷면에 착륙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6호 모습을 베이징우주통제센터(BACC)가 촬영해 공개했다. 신화=연합뉴스

로이터통신·CNN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창어 6호가 이날 오전 6시 23분(한국시각 오전 7시 23분) 달 뒷면의 남극 에이킨 분지 북동부 지역에 있는 아폴로 충돌구 근처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3일 지구를 출발한 창어 6호는 4일 만에 달 궤도에 진입한 뒤, 며칠 동안 달 주위를 비행하다 약 25일 후에 착륙했다. 창어 6호는 2~3일 동안 로봇 팔과 드릴 등을 이용해 최대 2㎏의 암석과 토양을 채취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오는 25일께 중국 북부 내몽골 지역으로 돌아와 53일간의 임무를 마칠 계획이다.

창어 6호가 달 뒷면의 토양과 암석 표본 채취에 성공해 안전하게 돌아온다면 이는 인류 최초의 성과가 된다. 지금까지 중국을 비롯해 구소련·미국·인도·일본 등이 달에 닿았지만 달 뒷면 탐사는 성공하지 못했다. 달 표면 표본 채취는 달 앞면에서만 진행됐다. 미국이 6차례, 구소련이 3차례 성공했는데 전부 1970년대에 이뤄졌다. 이후 44년 만인 2020년에 중국 창어 5호가 달 앞면 표본을 가지고 왔다.

달 뒷면은 앞면과 달리 지구에서 볼 수 없어 미지의 영역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 2019년 창어 4호를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시키면서 달 뒷면 연구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번에 창어 6호가 달 뒷면의 남극 에이킨 분지에서 가져오는 표본으론 달의 내부 구조와 기원과 진화 등을 더 깊이 연구할 수 있을 것으로 중국은 기대한다.

이번 시도는 특히 물 존재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달 남극에는 얼음 상태의 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남극 에이킨 분지는 달의 남극과 그 근처에 걸쳐 있는 거대한 분지라 물 존재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최근 미국·중국·러시아·인도·일본 등이 경쟁적으로 달 탐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물과 관련이 있다. 달에 물이 있다면 식수가 확보되고, 물을 분해해 산소를 만들어 유인(有人)기지를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달을 우주 개척의 근거지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은 지난 2004년 공식적으로 달 탐사 프로젝트인 창어를 시작했다. 창어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을 뜻한다. 지난 2007년 창어 1호는 달 궤도를 탐사했고, 2013년 창어 3호는 구소련과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2019년엔 창어 4호로 세계 최초로 달 뒤편에 착륙해 탐사를 벌였고, 이듬해엔 창어 5호가 달 앞면에서 표본을 채취해 돌아왔다. 이번에 창어 6호가 성공하면, 창어 7호는 오는 2026년에 발사돼 달 남극에서 물을 탐색할 계획이다.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인 달 탐사는 미국이 유일하다.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했고,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뎠다.

CNN은 "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달 탐사 분야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이번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달에 우주인을 보내려는 중국의 야심 찬 목표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과 보잉사의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은 일단 연기됐다. 당초엔 1일 2명의 우주 비행사를 태우고 플로리다주(州)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불과 3분 50초를 앞두고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제어되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멈춰 발사하지 못했다. 하드웨어나 네트워크 통신 문제로 인해 발사를 오는 5일이나 6일로 연기할 것이라고 NASA 측이 밝혔다.

스타라이너는 일론 머스크가 만든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과 더불어 지구와 우주정거장을 오가는 '우주 택시'로 개발된 유인 우주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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