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 7월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7월28일 대통령 선거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3선을 노린다. AP연합뉴스.

온건 좌파 정부가 집권하는 ‘핑크타이드’ 현상이 두드러지는 중남미에서 정치 지형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가 오는 28일(현지시간) 치러진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3선 도전을 앞두고 중도 우파 야권은 결집에 나서면서 ‘차베스주의(차비즈모)’도 시험대에 올랐다.

7일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CNE) 등에 따르면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에선 3선에 도전하는 마두로 대통령을 이번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 2013년 타계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뒤를 이어 11년째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산업 국유화, 환율 통제, 무상복지 등 ‘차비스모’(차베스 전 대통령이 취한 민족주의 포퓰리즘 성향의 사회주의 이념)의 상속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2018년 야당을 강경 탄압한 끝에 재선에 성공했지만 다수 서방 국가는 이를 부정선거로 규정한 후 경제 제재 조치를 이어갔다.

마두로 대통령은 소득 재분배를 통한 사회·경제적 불평등 축소, 무상복지, 미국 제재 극복 및 석유시설 현대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주변국 좌파 정권과의 연대 강화 등도 약속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여전히 사회 복지 프로그램과 보조금 혜택을 받는 저소득층 등으로부터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민심을 크게 잃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는 대항마는 중도우파 민주 야권 연합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다. 그는 공직에 오른 적 없는 전직 외교관 출신으로 그다지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다만 민주 야권 지도자로 알려진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등이 대선 후보로 출마하지 못하게 된 후 곤살레스 우르티아를 지지하며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곤살레스 우르티아 후보는 지난 4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첫 유세에서 “부패를 척결하고 법적·행정적 뿌리를 강화하는 작업을 새 정부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시스템을 민주적으로 전환하고 경기를 회복시킬 것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원활한 권력 이양을 위해 마두로 정부와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도 밝힌 바 있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최근 지지율은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마두로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다만 이 조사에서 응답자 약 20%는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여당이 각종 선거 공작을 벌이고 있어 곤살레스 우르티아 후보의 우세를 전망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 야권 측은 선거 전 정부가 갑자기 투표를 연기하거나 선거운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어권 매체 엘파이스는 곤살레스 우르티아 후보 유세 차량을 경찰이 가로막았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선관위는 유권자 수를 2100만여명으로 집계했다.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떠난 유권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유권자는 1700만여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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