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휴전 협상 재개…최종 타결까진 ‘산 넘어 산’

미, 이스라엘에 폭탄 인도 승인…이 고위층 “전쟁 계속”

시리아·레바논 등으로 전장 확장 ‘장기화 불가피’ 지적

텔아비브 군사령부 앞에서 ‘인질 석방 촉구’ 시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가자지구에 인질로 억류돼 있는 이스라엘 가족들과 지지자들이 30일 밤(현지시간) 텔아비브에 있는 군사령부 앞에서 불을 피워 놓고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은 134명이다. EPA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협상이 31일(현지시간) 재개된다.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800명을 맞교환하자는 이스라엘 제안을 하마스가 거절한 지 6일 만에 협상 테이블이 다시 꾸려진 것이다. 다만 이번 사태 키를 쥔 미국이 국제사회 비판에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이전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전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0일 이집트 국영 방송 보도를 인용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협상이 31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전날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과 만나 협상 전략을 논의했다는 사실을 이날 공개하며 “모종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지난 18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이집트 등의 중재로 합의를 시도했지만, 지난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한 직후 하마스가 이스라엘 제안을 최종 거절하고 이에 반발한 이스라엘이 협상단을 철수시키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의 반정부 시위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는 점, 이스라엘 정부가 안보리 결의를 계속 무시하기엔 부담이 따른다는 점 등을 근거로 앞선 협상보단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하지만 최종 타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미국의 이스라엘 무기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휴전 협상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전날 이스라엘에 MK-48 폭탄 1800개와 MK-82 폭탄 500개를 인도하는 안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이스라엘 방어권을 계속 지지해왔다”며 무기 이전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선 안보리 결의 채택 무용론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은 하마스를 박멸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면서 안보리 결의 무시를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고, 하마스 역시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자지라도 사설을 통해 “안보리 결의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대량 학살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은 망상”이라며 “미국은 이스라엘에 변하지 않는 애정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전장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안드레아 테넨티 대변인은 30일 성명을 내고 ‘블루라인’을 순찰하던 정전감시기구(UNTSO) 군사 감시관 3명과 레바논 통역사 1명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다쳤다고 밝혔다. 블루라인은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이의 전쟁 종식을 위해 유엔 안보리가 결의를 통해 지정한 경계선으로, UNTSO는 평소 블루라인에서 UNIFIL 임무를 지원한다. 레바논 당국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군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를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9일 시리아·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근거지를 공격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CHR)는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 대원 6명과 시리아 정부군 36명 등 총 42명이 숨졌다면서 “최근 3년간 있었던 이스라엘 공격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고 밝혔다. 민간인도 다수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