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지지자들이 지방선거에서 승리가 유력해지자 축하 행사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르키예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 주요 도시에서 집권당을 앞서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제1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소속 만수르 야바스 앙카라 현 시장은 개표가 46.4% 진행된 가운데 58.6%의 득표율로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후보(33.5%)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승리를 선언했다. 야바스 시장은 “선거는 끝났으며 우리는 계속 앙카라를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600만명이 넘는 유럽 최대 도시이자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이스탄불에서도 CHP 소속 에크렘 이마모을루 현 시장이 우위를 점하며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이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대항마로 부상했다.

개표가 79.77% 진행 중인 가운데 이마모을루는 50.53%의 지지를 얻어 에르도안 정부의 장관을 지낸 AKP 후보 무라트 쿠름(40.73%)을 10%포인트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개표 중간 결과에 대해 “우리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와 믿음이 결실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통신은 집권당인 AKP가 이스탄불, 앙카라를 포함해 5대 도시에서 모두 패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비공식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CHP가 전국 9개 대도시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이스탄불 시장 자리를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인 이마모을루에게 또 다시 내줄 경우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스탄불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향이자 그가 1994년 시장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정치적 고향이다.

이번 선거는 70%에 이르는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속에 치러졌다.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의 선임 고문인 하칸 아크바스는 “경제가 이번 선거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면서 “튀르키예 국민들은 변화를 요구했고 이마모을루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적수가 됐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이스탄불 보가지치 대학의 메르트 아르슬라날프 교수는 “이번 선거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2년 정권을 잡은 이후 가장 심각한 선거 패배”라며 “이마모을루는 에르도안 정권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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