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를 모의한 혐의를 받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두 사진 동일 인물). AFP연합뉴스

9·11 테러 공모자들이 사형 선고를 면하는 대신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군검찰은 쿠바 관타나모만 수용소에 갇혀 있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59)를 비롯한 3명이 기소장에 적힌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사형 대신 무기징역 구형을 받는 조건으로 2976명 살해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피고인인 모하메드와 왈리드 빈 아타시(46), 무스타파 알-하우사위(56) 등과 수용소에서 지난 27개월간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에 도달했다. 전쟁 법원을 감독하는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검찰의 합의안을 최종 승인했다.

모하메드는 9·11 테러 전반을 설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미국에서 공학 교육을 받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돌진하는 방안을 구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 검찰은 그가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여객기 납치범 훈련과 테러 지시 과정 등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여러 개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데, 파키스탄 혹은 쿠웨이트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예멘 국적의 아타시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알-하우사위는 테러범을 선발하고 이들의 훈련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번 협상에 응한 피고인 세 명을 2003년 파키스탄에서 체포해 이미 유죄 진술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수사당국이 고문을 통해 이들의 자백을 받아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진술이 법정에서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NYT는 이번 합의로 인해 피고인들의 자백이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 배심원단을 꾸리고, 배심원단이 증거를 청취하는 과정이 남아있어 빨라야 내년에서나 이들에 대한 약식 재판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9·11 테러는 2001년 9월11일 알카에다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테러 단체가 미국행 여객기 네 대를 납치해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를 공격하며 미국 사회를 ‘패닉’에 빠트린 사건이다.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슬람 테러 단체에 보복 공격을 가했고, 테러 가담자 체포 작전을 지시했다. 은신생활을 해온 빈 라덴은 2011년 파키스탄에서 미군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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