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유엔의 정회원국이 되기 위한 가입신청서를 재검토해달라고 유엔 쪽에 2일(현지시각) 공식 요청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에서 벌어진 가자전쟁 발발 6개월을 앞두고 ‘두 국가 해법’을 위한 노력이 재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은 답변을 유보했고 이스라엘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리야드 만수르 주유엔 팔레스타인 대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다시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중동 관련 각료급 회의에서 표결하는 것이 팔레스타인 쪽 목표지만, 아직 투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만수르 대사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직면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에는 유엔 가입이 우선순위라고 밝혔다.

팔레스타인은 1974년 이후 유엔에서 비회원 옵서버 실체(entity) 지위였다가, 2012년 11월 옵서버 국가(state) 지위를 얻게 됐다. 이는 사실상 국가의 지위를 인정받은 것으로 해석됐다. 유엔 정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안보리 회의의 자격요건 충족 여부 확인, 공식 투표 절차가 필요하고 여기서 승인되면 이후 유엔 총회에서 전체 193개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안보리 승인을 위해서는 15개 이사국 중 9개 국가가 찬성해야 하고, 상임이사국인 미국·러시아·중국·프랑스·영국 중 누구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2011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입서를 제출했을 당시에는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모이지 않았고, 안보리 투표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유엔 옵서버는 팔레스타인과 교황청뿐이다. 이날 아랍국가연맹과 이슬람회의기구, 비동맹운동 등은 구테흐스 총장에게 서신을 보내 팔레스타인의 가입을 지지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들 나라는 “현재까지 140개 국가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린다”고 했다.

다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승인안은 이스라엘과 가까운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로이터는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가 답변을 유보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주재 이스라엘대사는 2011년 팔레스타인의 가입 요청은 국가 지위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움직임은 더 멀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시기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고 지지하는 쪽은 테러에 대해 상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합의된 원칙에 어긋나는 일방적 조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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