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르스크 군사작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기습 공격을 가하며 완충지대 조성에 성과를 올린 가운데 수도 모스크바와 최북서단 무르만스크 지역에는 드론 공격을 가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자국 본토 공격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우크라이나 동부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는데 성공하면서 전황은 다시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기우는 모습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은 결국 우크라의 전략적 패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 서울 2배 크기 러시아 영토 통제.. "완충지대 조성"

젤렌스키, 서방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 제한 해제 요구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남서부의 쿠르스크를 기습한 후 20일까지 93개 주거지역을 포함해 1천263㎢(서울의 약 2배)의 영토를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발발 후 방어에 급급하던 우크라이나가 처음으로 러시아 영토를 차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연설을 통해 "우리 방어작전의 최우선 임무는 러시아의 전쟁 잠재력을 최대한 무너뜨리고 최대의 반격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쿠르스크 작전을 통해 침략자 영토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기세를 올린 우크라이나는 수도 모스크바에 드론 공격도 감행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와 로이터,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21일 새벽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 지역에 드론 공격을 가했다. 드론을 이용한 공격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러시아 방공부대가 11대의 드론을 요격했으며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크라이나군은 모스크바 외에 다른 지역에도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서부 브랸스크에서 23대,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서부 벨고로드에서 6대, 모스크바 남부에 있는 칼루가에서 3대, 우크라이나군과 전투가 진행 중인 쿠르스크에서 2대의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이 기세를 올리고 있으나 러시아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미국·영국·프랑스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고 있지만 러시아 본토 공격용으로는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일 사용 제한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우리 파트너들이 러시아 영토에서 무기 사용에 관한 제한을 모두 해제한다면 쿠르스크 지역에 물리적으로 진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각국 정부 설득을 지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미사일과 공중 유도폭탄을 방어하고 러시아 군대 이동을 막으려면 충분한 사거리가 필요하다"며 "장거리 공격 능력에 대한 파트너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러, 우크라 동부 요충지 점령.. 도네츠크 완전 점령도 가능해져

NYT "쿠르스크 공격, 우크라의 전략적 패배로 끝날 수도"

우크라이나에 급습을 당한 러시아는 쿠르스크 지역에 일부 병력을 배치하면서 오히려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병력과 무기 등 압도적 물량 우위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의 자멸을 기다리겠다는 계산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노브고로드스코예를 '해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뉴욕'으로 불리는 이 마을은 토레츠크 시내까지 10㎞도 안되는 가까운 지역이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탄약·식량 보급로로 쓰이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즉,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통제하면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남부에 물자를 제공하기 어려워지고, 도네츠크 전체가 러시아에 넘어갈 수도 있다.

군사 전문가들도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이 결국 우크라의 결정적 패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작전 중인 러시아군 병력을 분산시키려 했으나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병력을 쿠르스크로 이동시키면서 러시아가 도네츠크를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21일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분석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결국 시간이 흐를 수록 전략적 패배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새로운 지역으로 확대된 전쟁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원이 많은 쪽에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러시아 분석가들은 말한다"며 "러시아의 인구가 우크라이나보다 3배 많고 산업기반도 더 크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이 전쟁에 회의적이던 러시아 국민들에게 전쟁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푸틴 대통령의 측근은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패배할 때까지 평화 협상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1일 텔레그램에 이같은 주장을 올리면서 "권한 없는 중재자들의 '훌륭한 평화'에 관한 공허한 잡담은 이제 끝났다. 아무도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이를 잘 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에 대해서도 신나치의 테러 행동이라고 비판하면서 최근 국제사회가 '불필요한 조기 평화 회담'을 제안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를 공격했다며 서방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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