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4억6400만달러에 대한 보증 채권 발행사를 구하지 못해 재산 압류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업공개로 35억달러(약 4조6천억원)의 횡재를 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에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이 상장되면 그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35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트루스소셜은 자신이 사주한 ‘1·6 의사당 난동 사태’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계정 사용을 정지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다. 그는 이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는다.

트루스소셜의 실적은 신통찮다. 전환사채 4천만달러어치를 발행해 모은 돈은 소진돼가는데 지난 3년간 매출은 500만달러에 불과하다. 경제적 관점으로만 보면 큰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런데 트루스소셜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인수목적회사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주식 갑부로 만들어줄 수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란 특정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만든 서류 상의 회사로, 피인수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주식 시장에 상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3회 기준금리 인상 전망 고수라는 호재로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20일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 주식은 18%나 뛰어 주당 43달러가 됐다. 이를 기준으로 트루스소셜의 가치를 따지면 6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이 상장됐을 때 주식 약 60%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루스소셜의 상장 가능성에 이 정도 기대와 투자가 몰리는 것은 열성적 지지자들과 재집권 가능성이라는 정치적 자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트럼프의 정치적 모멘텀이 커질수록 그와 관련된 주식 가치는 더 뛸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트루스소셜은 22일 주주 투표를 거쳐 이르면 25일에 상장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해 트루스소셜이 상장되면 6개월간 주식을 처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보유 부동산 가치는 크지만 현금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그로서는 크게 기대할 법하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벌금 보증 채권을 구하지 못해 재산을 압류당할 위기를 우선 빠져나가야 한다. 그는 사기 대출을 이유로 1심에서 부과 받은 벌금에 대한 보증 채권을 항소 법원에 공탁해야 하지만, 변호인들은 약 30곳을 접촉했으나 벌금이 너무 커 보증 채권 발행사를 찾지 못했다고 최근 밝혔다.

25일까지 보증 채권을 제출하지 못하고 재판부가 별도의 구제 조처를 해주지 않으면 검찰이 재산 압류에 들어갈 수 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쪽이 보증 채권 발행을 거부당했다면서도 어떤 조건을 내걸었길래 그런지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다며 공탁금 경감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파산을 신청하면 벌금 부담을 몇 개월 또는 몇 년 유예할 수 있지만 대선에 미칠 영향 때문에 이런 선택은 배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자산을 ‘폭탄 세일’해야 할 처지라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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