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의 폭격으로 구호 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활동가 7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이 구호 차량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유엔(UN)은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에서 사망한 구호 활동가가 196명에 이른다고 보고했다.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의 운영자인 호세 안드레스는 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 단체 소속 구호활동가 7명이 탄 차량이 이스라엘군 공습을 당해 숨진 것에 대해 “이스라엘군이 조직적으로 구호차량 하나하나를 표적으로 삼았다”며 “단순히 엉뚱한 곳에 떨어진 폭탄이 활동가들을 숨지게 한 불운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군과 이동 경로 등에 대해 분명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었으며, 군 역시 구호 활동가들의 동선을 알고 있었는데도 분쟁 지역에서 우리를 목표로 삼았다”며 이스라엘군의 ‘오폭 주장’을 반박했다.

앞서 지난 1일 월드센트럴키친 소속 활동가들은 화물선으로 들여온 100톤 분량 식량을 하역하는 것을 감독한 뒤, 차량 3대를 나눠타고 이동하던 도중 이스라엘 공습을 받아 전원 숨졌다. 사고 당시 이들은 첫번째 차량이 먼저 공습을 받아 파괴되자 둘째, 셋째 차량으로 차례대로 이동했지만, 곧바로 추가 공격이 이어지며 차량 안에서 모두 사망했다고 안드레스는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자신들이 구호단체 소속인 것을 알리기 위해 이스라엘군과 통신을 시도했지만, 공격이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들은 영국 국적 3명, 캐나다-미국 이중국적자와 오스트레일리아, 폴란드, 팔레스타인 사람이 각 1명씩이었다. 가자지구에서 기아로 숨지는 이들까지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 단체는 동지중해 해로를 통해 인도주의적 구호물품을 들여온 뒤, 이를 가자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해왔다.

이에 대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일 “매우 복잡한 전쟁 상황 중에 한밤 오인 사격으로 인한 실수였다”며 “구호 요원들을 해치려는 의도로 수행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같은날 “의도치 않게 무고한 이들을 공격하는 비극적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드센트럴키친 쪽은 사건이 벌어진 정황과 앞뒤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 단체는 미국 정부와 사망한 모든 구호 요원들의 본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무차별적 공습으로 가자주민들을 돕는 구호대원들의 희생도 커지고 있다. 유엔 구호 분야 고위 관리인 제이미 맥골드릭은 이날 2023년 10월부터 3월 말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최소 196명의 구호 요원이 사망했다”며 “가자 지구에는 안전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집계에 따르면, 가자전쟁 발발 뒤 지난해 팔레스타인에서만 구호요원 161명이 숨졌다. 지난해는 1997년 이후 한해 전세계 구호활동가 사망자가 가장 많은 해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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