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시날로아주 쿨리아칸 지역에서 국가방위대와 육군 병사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멕시코 군과 국가방위대가 마약 카르텔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군이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카르텔과 총격전을 벌인 곳에서 민간인 3명과 군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민간인 사망자는 성인 2명과 8세 소녀 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총격전은 모두 미국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라레도에서 일어났다. 이곳에선 멕시코 곳곳에서 마약·무기 밀매, 성매매 등으로 ‘검은돈’을 벌어온 제타스 갱단의 분파 ‘노스이스트 카르텔’이 활동해왔다. 이들은 주민들을 상대로 약탈, 강간, 살인 등을 일삼아왔다.

첫 사망 사건은 지난 11일 벌어졌다. 사망자의 남편 빅터 카리요 마르티네스는 사건 당시 군이 용의자들이 탄 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했고, 양 측이 서로에게 사격하다가 아내가 총을 맞고 사망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당시 군인 1명도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건은 군용 차량에 총격을 가한 범죄자와 관련이 있다”며 “누에보라레도는 범죄 집단이 군과 국가방위대에 가장 심한 공격을 가한 곳”이라고 했다.

이튿날에는 할머니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8세 소녀가 변을 당했다. 할머니는 자신이 몰던 차량이 군용 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사이에 끼게 됐고, 군인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또 누에보라레도 당국은 군과 국가방위대가 추격한 트럭 안에서 생전 고문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젊은 남성의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희생자들이 누가 쏜 총에 맞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방위대나 군인, 공무원 중 누구라도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 처벌받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군과 국가방위대의 마약 카르텔 대응은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무장한 마약 카르텔로부터 군과 방위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조치’라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공권력 과잉 행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멕시코군은 지난주에도 이주민 6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친 또 다른 총격 사건에도 연루됐다. 당시 군은 과테말라와 가까운 남부 타파출라에서 폭발음을 듣고 한 트럭에 총격을 가했으나, 해당 트럭에는 이집트, 네팔, 쿠바, 인도, 파키스탄, 엘살바도르 등에서 온 민간인 이주민이 탑승해 있었다. 사망자 중에는 11세 이집트 소녀도 있었다.

이에 더해 멕시코 정부는 군이 민간인에게 공권력을 쉽게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안보장관은 연방 경찰 역할을 하는 국가방위대를 기존 안보부에서 국방부로 옮기겠다고 지난 8일 밝히며 전임 정부안을 강행했다. 다만 멕시코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기존 수사기관의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해당 개편안에 위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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