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러시아 푸틴 대통령(왼쪽)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무기뿐 아니라 병력 지원에도 나섰다는 각국 정보기관의 첩보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 파병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북한군의 가세가 곧바로 전력 강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간 16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대규모 보병 전술을 고집하는 러시아군에서는 매일 평균 1천 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북한군 파병설은 우크라이나 매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의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인력을 공급하는 사실을 자국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며 사실상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파병 규모에 대해선 3천 명이 제11 공수돌격여단에 '부랴트 특별대대'를 편성 중이라거나 이미 1만 명을 러시아에 보냈다는 내용 등 다양한 보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포스트는 이날 자국군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보병 1만 명이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위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훈련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BBC방송도 러시아 극동지역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다수 북한인이" 러시아에 도착했으며, 블라디보스토크 북쪽의 우수리스크 인근 군사기지 중 한 곳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다만 러시아에 온 북한군의 인원은 밝히지 않았으나 "3천 명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이 실제 전장에서 얼마나 도움이 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이 두드러집니다.

한 러시아 군사 전문가는 BBC에 러시아군이 전쟁 초반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죄수 수백 명의 입대를 허용했을 때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그래도 이들은 모두 러시아어는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생사를 가르는 판단을 해야 하는 전선에서 전혀 다른 언어를 하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의사소통하는 것부터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입니다.

북한군 체제는 구(舊)소련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 군인들이 실제 전장에서 러시아군 운용 무기체계에 유기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북한의 현역 군인이 128만 명에 달하지만, 실제 전투 경험은 없다는 점도 전쟁의 판세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심각한 병력 부족을 겪고 있는 만큼 북한군 파병이 러시아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주러시아 영국대사관 무관 출신인 존 포어먼은 "러시아 입장에선 전선에 사용할 '총알받이'가 증가한 것"이라며 "외국인이 죽는 것은 러시아에서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군이 실제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지 편집장인 발레리 리아비크는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일부의 경비를 맡고, 기존에 배치됐던 러시아군이 전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군이 전투가 아닌 건설과 정비 등 지원업무를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 전쟁 판세에 미칠 영향과는 별개로 북한군 파병은 우려할만한 사안이라는 것이 국제사회의 시각입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군 파병설에 대해 "러시아의 절박함이 드러나는 현상"이라면서 "(파병설이 사실이라면)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도로 밀접해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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