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괴물 만들었다, 미국에 사과" 어느 방송 간부의 후회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넌 해고야! (You're fired!)"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대표하는 이 유행어가 탄생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의 당시 홍보 담당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스타로 만든 것을 후회한다는 글을 언론에 공개했다.

'어프렌티스'를 방송했던 NBC의 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존 밀러는 17일(현지시간) US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미국에 사과하고 싶다. 난 괴물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어프렌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회사에 고용되기 위해 경쟁하는 취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방영되며 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매회 탈락자에게 "넌 해고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각종 밈(meme)에 쓰이며 그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트럼프 사업가 이미지, 과장되고 허세"

미국 아마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행어 '넌 해고야(You're fired)'가 새겨진 응원 물품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 아마존 캡처

당시 어프렌티스의 마케팅팀을 이끌었던 밀러는 "쇼를 홍보하기 위해 트럼프가 매우 성공한 사업가라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것은 허세였고, 상당히 과장됐다"며 "트럼프를 실제보다 더 성공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 거짓 이야기까지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밀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쇼가 제작되기 전 이미 4번의 파산을 겪었고, 14차례의 시즌을 진행하는 중에도 2번 이상 파산했다. 밀러는 "트럼프가 참가자들을 해고하는 유명한 회의실도 사실 촬영장 세트였다"면서 "트럼프의 진짜 회의실은 TV에 나오기엔 너무 낡고 초라했다"고 전했다.

또 밀러는 "우리는 미국에 '가짜 뉴스'를 폭설처럼 터뜨렸다"며 "트럼프를 성공적인 사업가로 묘사한 방송이 그를 백악관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계에 입문하며 사업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선거 관련 행사·연설에서 항상 남색 슈트와 붉은 넥타이를 착용하며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선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넌 해고야"라고 말했다.

트럼프 "푸틴에 우크라 침공 경고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일 펜실베니아주 유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1월 대선을 앞두고 박빙 대결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는 18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푸틴과 잘 지냈다"며 "그에게 '당신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내가 당신을 아주 세게 때릴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에게)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곧바로 당신을 때릴 것이다. 우리는 친구이니 그러고 싶지 않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봉쇄를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매우 쉽다"며 "(시 주석에게) 당신이 대만에 들어가면 나는 150~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의 대만 봉쇄에 대응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지 질문 받자 그는 "그럴 필요가 없다. (시 주석은) 나를 존중하고 내가 미쳤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자신의 별장을 찾은 것과 관련해 "우리는 매우 강한 관계를 가졌고 서로를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시 주석과 디저트를 먹으며 미국이 시리아를 막 폭격했다고 말했는데 "처음엔 (시 주석이) 화가 난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돌아와 쿨해졌다"며 "하지만 그는 매우 사나운 남자"라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