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로고. AFP연합뉴스

중국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에서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만든 부품이 발견됐다. 이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했을 소지가 있어, TSMC는 해당 사안을 미 상무부에 ‘자진납세’ 식으로 신고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TSMC가 화웨이 제품 내에서 자사가 제조한 반도체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미 상무부에 자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칩셋은 화웨이의 AI 가속기 반도체 ‘어센드 910B’다. 미국 수출통제로 엔비디아 AI칩을 구할 수 없는 중국에서 어센드 910B는 엔비디아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 반도체 기술연구소가 어센드 910B를 분해해 TSMC가 제조한 반도체 부품을 발견했고 이를 TSMC에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2020년 화웨이를 기술제재 목록에 올렸다. TSMC는 그해 9월부터 화웨이의 칩 제조 주문을 받지 않았다. TSMC는 “우리는 법을 준수하는 회사이며 해당 수출통제를 포함해 모든 관련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화웨이가 어센드 시리즈를 처음 개발한 것은 2019년으로, 당시에는 TSMC에서 칩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번에 발견된 TSMC 부품이 제재 이전에 만들어진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 미 상무부는 TSMC가 제재 이후에도 화웨이를 위한 제품을 생산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벌이던 중이었다. 최근 화웨이 노트북에서 TSMC 5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가 발견되면서다. 이에 더해 화웨이 AI칩에서도 TSMC 제조 부품이 발견된 것이다.

미 당국은 화웨이가 제3의 중개회사를 이용해 TSMC로부터 우회적으로 칩을 구매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에서도 SK하이닉스 D램이 발견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2020년부터 화웨이에 메모리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에 우회 루트를 통해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5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안정적으로 칩을 생산해낼 수 있는 파운드리가 현재로서는 전 세계에서 TSMC가 유일하다시피 한 가운데, 중국 기업들도 갖은 우회로와 편법으로 미국 제재망을 뚫으려 하는 형국이다. 로이터통신은 “수요가 엄청나게 높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게 수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울러 가장 정교한 칩에 대한 화웨이의 지속적인 필요성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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