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화재로 폐허가 된 노트르담 파리 대성당이 재개관을 앞두고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비계를 해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문화 장관은 오는 12월 재개관하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입장료를 부과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라시다 다티 문화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파리 대주교에게 노트르담 성당을 방문하는 모든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아 그 돈을 종교 유산 보호에 사용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다티 장관은 “방문객당 5유로(약 7500원)를 받으면 연간 약 7500만 유로(약 1116억원)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트르담 대성당은 종교 유산에 대한 프랑스인의 관심을 일깨웠다. 많은 사람이 화재나 노후로 사라져가는 교회를 걱정한다”며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와 프랑스의 모든 교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파리 교구는 다티 장관의 이러한 제안에 반대한다. 파리 교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성당과 교회의 사명은 모든 남성과 여성을 무조건, 따라서 당연히 무료로 맞이하는 것”이라며 무료입장 원칙을 알렸다.

교구는 또 “노트르담에서는 신도와 방문객이 구별되지 않으며 예배 중에도 방문은 계속된다”며 “신도와 방문객의 접근 조건을 다르게 설정하면 모든 이에게 개방된 대성당 방문을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축유산위원회 위원이자 문화유산 역사가인 알렉상드르 가디 역시 이날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노트르담 대성당에 입장료를 받는 건 말도 안 된다”며 “이는 유산과는 거리가 먼 철학적 단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프랑스를 황폐화하는 회계적 사고방식”이라고 비난하며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입장료 부과보다 숙박세를 몇십 센트 인상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파리의 명소 중 한 곳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지난 2019년 4월 15일(현지시간) 큰 화재가 발생했다. AP=연합뉴스

착공 시점 기준 861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5일 보수공사 도중 원인 미상의 불이 나 높이 96m의 첨탑이 무너지고 목조 지붕이 대부분 소실됐다. 프랑스 당국은 이후 복구공사에 들어갔으나 납 성분 유출 우려와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작업이 지연됐다. 5년 전 대형 화재 이후 수백 명의 장인들과 건축가들이 복원 작업 끝에 오는 12월 8일 노트르담 대성당이 대중에게 다시 공개된다. 파리 관광청은 연간 1200만~1500만 명의 관광객이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9년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 모습.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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