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소유 소셜미디어 ‘틱톡’의 안보 위험 논란이 서방에서 끊이지 않는 가운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새로 틱톡 계정을 만드는 등 유럽 정치인들이 틱톡을 통한 젊은 유권자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숄츠 총리가 8일(현지시각) 틱톡에 계정을 만들고 젊은이들을 겨냥한 홍보 활동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슈테펜 헤베스트라이트 총리실 대변인은 새 공식 채널이 “틱톡을 통해 정보를 교류하고 정치를 논하는 시민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계정을 통해 “일상적인 정부 생활의 이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춤을 추지는 않겠다. 약속한다. #틱톡”이라고 쓰면서 틱톡 계정 개설을 익살스럽게 알렸다.

숄츠 총리는 오는 14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틱톡 계정 개설은 중국 방문과 무관하다고 헤베스트라이트 대변인은 말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그의 틱톡 계정 개설이 오는 6월6~9일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틱톡을 적극 활용하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인들의 틱톡 계정 개설이 이어지고 있다. 숄츠 총리와 마찬가지로 사민당 소속인 카를 라우터바흐 보건부 장관은 지난달 틱톡 계정을 만들면서 “틱톡에서의 혁명: 오늘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독일을 위한 대안’에 맡겨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민당을 제치고 정당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은 독일 정당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틱톡 이용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 당의 공식 계정은 41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이 당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유럽의회 의원은 틱톡에 올린 동영상에서 학생들에게 좌파 성향의 교사들에 맞설 것을 선동하기도 했다. 그는 젊은 남성들에게 ‘외설 동영상(포르노)을 보거나 녹색당에 투표하지 말라’고 권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으며, “진짜 남자는 우파다. 진짜 남자는 이상이 있다. 진짜 남자는 애국자다”라고 선동하기도 했다.

9일 정식 취임하는 사이먼 해리스(37) 아일랜드 신임 총리는 2021년 3월부터 틱톡을 적극 활용해 ‘틱톡 총리’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지난달 24일 아일랜드 최연소 총리로 선출된 그는 틱톡에 ‘독단적이고 변덕스러운 10대’를 거친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올리기도 했다.

2020년부터 틱톡을 이용해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40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력 틱톡 이용자’다. 마크롱 대통령의 한 보좌관은 대통령이 틱톡의 안보 위험 문제와 유용성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텔레비전 뉴스를 보지 않거나 신문을 읽지 않는 이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2월 대선을 앞두고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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