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전 대만 총통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대화했다. 같은 날 미국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날 오후 시 주석이 마 전 총통 일행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대만연합보는 둘의 만남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푸젠홀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둘의 만남은 2015년 이후 두 번째다.

마 전 총통은 중국과의 교류·협력을 중시하는 국민당 소속으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대만 총통을 지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중국을 방문했고, 11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시 주석과 마 전 총통의 만남은 독립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자의 총통 취임을 한 달 여 앞두고 이뤄졌다. 라이 당선자는 다음달 20일 대만의 새 총통에 취임한다. 앞서 마 전 총통은 지난 1일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쑹타오 주임을 만나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양쪽이 각자 다른 명칭을 쓰기로 한 이른바 ‘92합의’ 대한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만남은 애초 대만·홍콩 언론을 중심으로 8일 열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10일로 늦춰졌다. 같은날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미·일 정상회담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는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나 양국의 국방·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일본은 이어 11일 필리핀과 함께 3국 정상회의를 최초로 열 예정이다. 세 정상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함께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과 마 전 총통의 만남은 2015년 11월 싱가포르 만남 이후 두 번째다. 당시 마 전 총통은 임기를 6개월 남긴 현직 총통 신분이었으며, 시 주석은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중국의 최고 지도자였다. 당시 두 사람은 공동 성명을 내거나 공동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만남을 마무리했다. 구체적인 대화 결과를 내놓지 않고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둔 것이다. 중국 최고 지도자와 대만 최고 지도자의 회담은 1949년 분단 이후 처음이었으며, 이후에도 성사되지 않았다.

마 전 총통은 지난해 3월 말 대만의 전·현직 총통 중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1년여 만에 다시 중국을 찾은 마 전 총통은 “양안 교류는 중단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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