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무인도에 조난된 남성들이 바닷가에 쓴 구조 신호 덕분에 9일 만에 구조됐다.

9일(현지시각) 미 해안경비대 누리집을 보면, 미국 해군과 해안경비대는 괌에서 약 668㎞ 떨어진 파이크롯 섬에 고립된 40대 남성 3명을 이날 구조했다. 이곳은 태평양의 섬나라 미크로네시아 연방에 속하는 무인도다.

가족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31일 섬 주변에서 낚시를 하기 위해 약 6미터 길이의 작은 보트를 타고 나섰는데 파도에 배가 뒤집히고 말았다. 인근에 있던 파이크롯섬에 도착해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무전기 배터리가 다 돼 꼼짝없이 갇혀 있었다고 한다.

미 해안경비대는 다른 가족의 신고로 6일 수색을 시작했다. 구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것은 이들이 야자수 잎을 모아 만든 구조 신호였다. 조난자들은 해변에 야자수 잎으로 ‘도와달라’는 뜻의 단어 헬프(HELP)를 만들었다. 수색을 담당한 첼시 가르시아 해안경비대 중위는 “이들의 기발한 행동은 구조대를 그들의 위치로 안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조난자들은 약 일주일 동안 섬에 있던 작은 우물에서 길어올린 물과 코코넛 과육을 먹으며 버텼다. 이 덕분에 구조 당시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놀라운 우연도 알려졌다. 구조에 나선 해안경비대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조난당한 사람들과 친척 사이였던 것이다. 해안경비대 소속 이등상사 유진 할리시리우스는 미크로네시아 출신으로 조난자들과 친척 관계였다고 시엔엔(CNN)은 11일 보도했다. 시엔엔은 조난자들이 할리시리우스가 미크로네시아 현지 언어를 쓰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전했다. 할리시리우스는 “그들은 ‘우리 말을 할 줄 알다니 이 사람 뭐야?’ 하는 표정이었고 내 이름을 말하자 깜짝 놀랐다”며 “내가 그들과 관련이 있다는 걸 마침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 섬에서는 공교롭게도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한 바 있다. 2020년 여행 중 인근을 지나던 남성 3명이 보트의 연료 부족으로 조난됐는데, 이들 역시 해변에 조난 신호인 에스오에스(SOS)를 써둔 덕분에 인근을 지나던 미 공군에 의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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