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방북 첫날인 11일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하고 “고위층 교류 강화”를 강조했다. 오는 13일까지 북한에 머무는 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날 것으로 관측되는데, 김 위원장의 방중이나 북-중 정상회담 논의가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자오 위원장이 최 위원장과 회담하며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올해 양국 친선(우호)의 해를 기회로 삼아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심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 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시종일관 확고부동한 우리의 전략적 방침”이라며 인적·문화적 교류, 전략적 협력 강화, 북-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오 위원장은 또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올해 새해 축전을 교환하며 올해를 ‘친선의 해’로 지정하고 기념활동을 벌이기로 결정한 것을 거론하며 “양국의 전통적인 우의는 양당과 양국 선대 지도자들이 직접 맺고 정성스럽게 키워온 것이다”, “중국은 양국 관계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북한 최고인민회의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도 이에 “피로써 맺어진 조-중 우의는 역사가 유구하고 뿌리가 깊다”며 “북한은 중국과 손잡고 양국 지도자의 영도에 따라 수교 75주년과 친선의 해를 계기로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심화하고 우호협력 관계를 부단히 발전시켜나가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최 위원장은 ‘북-중 관계의 불패성과 불변성’을 주제로 연설했고, 자오 위원장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 번영을 위해 공헌하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자오 위원장이 언급한 ‘고위급 교류 강화’는 수교 75주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한층 밀착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과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북-중 수교 70주년이었던 2019년에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각각 방중, 방북하며 관계를 돈독히 했다.

중국 외교부는 자오 위원장과 최 위원장이 국제 지역 정세와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 양쪽은 회담 뒤 북·중 외교 비자 면제, 고전 작품 번역·출판, 세관·검역, 라디오·텔레비전·우편·택배 등 분야별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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