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해수욕장, 상어·해파리 예방 위해 확대되는 추세

강원 속초시는 지난 1일 오전 선박 등을 이용해 속초해수욕장에 상어의 출입을 막기 위한 가두리형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속초시 제공

강원 동해안의 해수욕장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부표를 이용해 단순하게 유영 구역만 표시해놨던 과거와 다르게 가두리형 그물망을 설치한 해수욕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상어가 자주 출몰한 데 따른 지자체의 고육지책이다. 기후변화로 상어와 해파리의 출현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두리형 그물망 해수욕장’이 보편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속초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일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속초·등대·외옹치해수욕장 등 3곳에 가로 200~700m 규모의 그물망을 설치했다. 상어와 해파리 등의 접근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그물망 끝에 추를 매달아 해수면에서 바닥까지 팽팽하게 펼쳐지도록 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피서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 같은 조처를 하게 됐다”며 “피서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김서연씨(42·서울시)는 “동해안에 상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금 불안했는데 그물망이 설치된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라며 “여름 휴가 때 가족과 함께 이곳을 다시 찾아 해수욕을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에 ‘가두리형 그물망’을 설치하는 사례는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속초 지역 3개 해수욕장을 비롯해 삼척시의 삼척·맹방해수욕장, 고성군의 아야진 해수욕장 등 3개 시·군 6개 해수욕장에 ‘가두리형 그물망’이 설치됐었다. 반면 올해에는 삼척(맹방 등 9곳), 속초(외옹치 등 3곳), 동해(추암), 양양(낙산), 고성(아야진) 등 5개 시·군 해수욕장 15곳에 설치돼 오는 8월 말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삼척시는 오는 10일부터 8월 18일까지 개장하는 맹방, 부남, 삼척, 용화, 원평, 작은 후진, 장호, 하맹방, 증산 등 9개 해수욕장에 길이 100~500m 규모의 그물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강원 속초시는 지난 1일 오전 선박 등을 이용해 속초해수욕장에 상어의 출입을 막기 위한 가두리형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속초시 제공

김성철 삼척시 관광정책과 주무관은 “지난해 2곳에 그물망을 설치해 시범 운영한 결과 상어 출현을 우려한 피서객들의 심리적 부담이 해소되고 해파리 쏘임사고도 크게 줄어드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며 “올해는 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내 모든 해수욕장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해 동해안에서 상어와 해파리가 자주 출현할 것으로 예측돼 피서 기간 추가로 그물망 설치하는 사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경과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 1~6월 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상어는 15마리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견된 7마리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국내에서는 지난 60여 년 동안 상어 공격으로 모두 6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해파리 쏘임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보름달물해파리 주의단계 특보는 지난 5월 전남·경남에 이어 지난달 전북·충남 해역까지 확대 발령됐다. 지난해 여름철 국내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물놀이 사고 768건 가운데 해파리 쏘임 사고는 753건으로 98%를 차지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수온이 상승해 방어 등 난류성 어종의 유입이 잦아지면 이를 잡아먹으려는 상어의 출현 빈도가 높아진다”며 “해파리 출현 시기와 개체 수 증가도 빨라지고 있는 만큼 동해안 시·군과 협의해 해수욕장에 안전시설물을 지속해서 확대 설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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