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인권단체의 후원 계좌로 28일째 같은 금액의 익명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다. 날마다 바뀌는 입금자명과 6900원의 기부액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기부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비온뒤무지개재단’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달 23일부터 재단의 후원금 계좌로 6900원이 입금되고 있다. 전날까지 28일간 총 18만6300원이 무지개재단에 기부됐다. 지난달 25일 하루만 빼고 매일 같은 금액이 들어온 것인데, 무지개재단은 입금 시각이 비슷한 시간대(저녁 8시께)라는 점에 비춰 동일인의 기부라고 보고 있다.

특이한 점은 입금자명이 매번 달라진다는 점이다. 첫 기부금은 ‘(풍)애플코리아유한’이란 입금자명으로 들어왔고, 이후 ‘(풍)OOO’ 형태의 입금자명으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넷플릭스, 구글코리아 등 국내외 유명 기업들의 이름이 주로 쓰였지만, 국내 대형교회나 종교재단 소유 교육기관, 심지어 해외 성인 누리집 이름까지 등장한 터라 무지개재단 쪽도 “종잡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결국 무지개재단은 지난 1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풍)으로 시작되는 6900원의 기부, 종잡을 수 없는 입금자명에 재단 사무국은 의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앞 글자인 (풍), 그리고 뒤에 따라붙는 글자들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요. 기부해주신 분의 연락처를 기다린다”는 글을 올렸다. 다만 이날까지 기부자는 아직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무지개재단이 ‘의문의 기부’ 사실을 밝힌 뒤 이를 모방한 기부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엔 ‘(풍)나도궁금’, 22일엔 ‘(풍)선껌일까’ ‘(풍)악을울려라’라는 이름으로 6900원의 기부금이 연달아 들어왔다. 이들 기부금의 입금 시간은 오전 시간이여서 제3의 인물이 기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지개재단은 한겨레에 “누구신지 모르고, 왜 입금하시는지는 몰라도 결론적으로 비영리단체에 보내시는 후원금인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받고 있다”며 “성소수자 인권 향상에 보태어 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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