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서경선 기자] 전남도는 도내에 통합 의대 설립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공모를 통한 단독 의대 설립 방식으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목포대와 순천대가 서부권과 동부권에 의대 유치를 두고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의료취약지 전남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겠다는 정책 의지는 30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부터 의과대학 유치를 위해 목포대를 중심으로 다방면으로 여러 기관이 협력해 왔으나 여전히 오랜 도민의 숙원사업으로 현재 진형형이다.

동·서부권의 뚜렷한 특성이 의대 유치의 명분인데, 서부권(목포대)에는 노인 인구와 일반 응급환자가 많은 특성을 감안하여 노인과 도서, 농어촌 특화 의대를, 대규모 산업단지와 생산기지가 밀집한 동부권(순천대)에는 산업 재해 특성화 의대를 각각 유치 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다.

공공재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 경제적 효익과 공익적 편익이 균형을 이룰 때 최대효과를 달성한다. 그러므로 전남도의 의과대학 선정도 의료환경 및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립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을 공공재의 관점에서 살피기 위해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의 경제지표, 의료환경 여건 등에 대한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방향성을 제시한다.

◇ 인구구성 비교분석

전남도 주민등록 인구수는 2022년말 현재 1,856,685명으로 동부권 870,237명(46.9%), 중부권 326,683명(17.6%), 서부권 659,765명(35.5%)으로 평균연령은 48.0세이지만, 도시지역은 전남도 평균연령보다 대체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인다.

<인구구성 비교분석>

도시 활력 지표이기도 하는 평균연령은 광양시가 42.8세, 순천시 43.6세, 목포시 44.3세, 여수시 43.6세, 나주시 46.4세로 나타났다. 반면에 무안군(44.2세)을 제외한 농촌 지역은 대부분 50세 이상으로 나타나 농어촌 지역의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지방소멸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동부권이 191,178명이고, 중부권이 88,108명, 서부권이 176,198명으로 고령 인구 총수에서는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14,980명이 많지만,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동부권이 22.0%, 중부권 27.0%, 서부권 26.7%로 나타나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서부권이 동부권보다 4.7%p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인구 고령화의 속도가 동부권보다 서부권이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남도의 외국인 등록 인구수는 38,411명으로 동부권 12,504명(32.6%), 중부권 6,488명(16.9%), 서부권 19,419명(50.5%)으로 나타나 서부권이 동부권보다도 외국인 등록 수가 6,915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할 때, 서부권은 65세 이상의 인구 고령화의 비율이 높아 노인성 질환 등 노인 의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인 등록수도 동부권보다 6,915명이 많아 의료취약 계층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절실하다.

◇ 국립중앙의료원 2022년 평가, 의료취약지 서부에 몰려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2022년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에 의하면, 전남의 의료취약지는 서부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취약지 17개 중 서부권이 9개, 동부권은 3개였으며, 분만취약지 A등급 6개 중 5곳이 서부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 분야별 의료취약지>

◇ 병원 및 노인 여가 복지시설 등 비교분석

전남도의 종합병원, 병원, 의원을 합한 병원 수는 1,122개소로 동부권이 535개소(47.7%), 중부권 198개소(17.6%), 서부권 389개소(34.7%)로 나타나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146개소가 많았다. 게다가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수도 동부권이 12개소인데 반해서 서부권은 9개소로 나타나 동부권이 3개소 더 많았다.

<병원 및 노인 여가 복지시설 등 비교분석>

전남도의 병상 수는 총 19,213개소로 동부권이 9,621개소(50.0%), 중부권이 2,937개소(15.3%), 서부권이 6,655개소(34.7%)로 병상수에서도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2,966개소 더 많았다.

<종합병원 동서 비교표>

반면에, 노인여가복지시설은 전남도 총수 9,257개소에서 동부권이 3,267개소(35.3%), 중부권 2,148개소(23.2%), 서부권 3,842개소(41.5%)로 나타나 서부권이 동부권보다 575개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구구성비교에서 언급한 것처럼 서부권이 동부권 보다 고령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산업재해율 서부권이 동부권에 비해 1.56배 높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산업재해자수는 동부권이, 산업재해율은 서부권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권의 근로자 수는 서부권에 비해 1.7배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율은 64%에 불과하여, 산업재해에 대해서도 서부권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재해 동서 비교표>

◇ 산재 특수 공공병원, 순천에 이미 유치하여 운영

주요 의료기관을 비교해 보면,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경우, 서부권은 목포한국병원에서 동부권은 성가롤로병원이 각각 지정되어 있으며, 지역응급센터는 서부권에 목포중앙병원, 동부권에 여천전남병원이 각각 지정되었다. 권역외상센터는 목포한국병원이 선정되었으며 동부권에는 성가롤로 병원에 현장 응급의료 지원 차량을 배치하여 함께 운영 중이다. 반면에 산재와 관련하여, 동부권은 근로복지공단이 운영하는 산업재해 전문 특수 공공병원을 순천에 유치하여 산업재해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자원 동서 비교표>

◇ 서부권은 국립대 유치 외 의료문제 해결 불가능, 동부권은 대안 존재

동부권은 순천시를 통해 2022년 거붕그룹과 7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타당성 용역을 시행하면서 의료타운 조성을 추진한 바 있으며 전남대 여수캠퍼스에 전남대병원 분원 설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 바가 있다. 반면에 서부권은 국립의과대학 유치를 제외하고는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 유인도서 및 섬 거주민 수

전남도의 유인도서 총수는 272개로 동부권이 74개(27.2%0, 중부권 10개(3.7), 서부권 188개(69.1%)를 차지하고 있다. 161,581명이 섬에 거주하고 있는데 동부권 46,094명(28.5%), 중부권 623명(0.4%), 서부권 114,864명(71.1%)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인도서 및 섬 거주민 수>

총 세대수는 89,394세대로 동부권이 24,189세대(27.1%), 중부권 440세대(0.5%), 서부권 64,765세대(72.4%)로 나뉜다. 세대별 인구는 동부권이 1.9명, 중부권 1.4명, 서부권이 1.7명으로 나타나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세대당 0.2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서부권 섬 주민의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의 내용처럼 서부권은 동부권보다 유인도서가 114개소가 더 많고, 섬 거주민도 67,770명이 더 많으나, 반면에 세대당 인구수는 동부보다 0.2명이 더 낮아 고령화와 인구감소 현상이 가속화되고 의료서비스도 육지와의 접근성뿐만 아니라 중증치료를 위해 대도시를 찾을 경우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업체 및 1000인 사업체 종사자 수 비교분석

전남도의 사업체 총수는 237,504개로 동부권이 105,240개(44.3%), 중부권이 43,457개(18.3%0, 서부권이 88,807개(37.4%) 나타나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16,433개 더 많아 경제 총량이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더 크다.

이러한 지표는 국세청의 국세징수 결과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동부권이 5,136,805백만원(여수세무서 4,060,150백만원+순천세무서 1,076,655백만원)인 반해서 서부권은 638,305백만원(목포세무서 459,537백만원+해남세무서 178,768백만원)로 나타나 8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게다가 1000명 이상 사업체 수에서도 동부권이 9개, 중부권, 4개, 서부권 5개로 나타나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4개 더 많았고, 종사자 수도 동부권이 17,599명, 중부권 6,702명, 서부권 7,446명으로 나타나 동부권이 서부권보다 10,153명 더 많았다.

<사업체 및 1000인 사업체 종사자 수 비교분석>

주요 경제지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서부권은 동부권보다 경제활력이 더 낙후된 지역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암 등 중증 질환 치료 시스템을 갖춘 상급병원인 전남대학교병원과의 동부권 접근성은 순천에서 83km 떨어져 있고, 경남 진주시에 소재한 경상국립대학교 병원과는 90km(1시간~1시간10분 소요)거리에 있다. 동부권에 소재한 보성아산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의 분원으로 지역의료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서부권 도시인 목포에서 상급병원인 광주권 전남대학교와는 86km(1시간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유인도서가 188개, 11만4천864명이 섬에 거주하는 등 섬 주민의 상급병원 접근성은 매우 취약하다.

결론적으로 공공의료의 확충이라는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 단순한 시장 논리에 의존할 경우 사회적 격차는 더욱더 커지고, 초고령화로 인해 낙후지역의 지방소멸은 더욱더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돼 의료취약지에 국립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참고〉 권역분류

〈참고〉 동부권 대비 서부권 주요항목별 지표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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