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던 ‘이 팀장’ A씨가 지난 28일 타고 넘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울타리. A씨는 안쪽 실외기를 밟고 넘었다. 바로 옆 건물은 만 9세 이하 아동들이 사용하는 실내 놀이터다. 전현진 기자

지난 28일 오후 경복궁 담벼락 낙서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구속 수사를 받던 일명 ‘이 팀장’ A씨가 탈출했다 2시간 만에 다시 붙잡혔다. 그가 넘은 것은 2m가 조금 넘는 철제 울타리였다. 성인 남성 키보다 조금 높은 이 울타리는 평소라면 쉽게 넘을 수 없지만 A씨는 실외기를 밟고 재빠르게 넘었다. A씨는 탈출 후 인근 교회 건물 옷장에 숨어있다 붙잡혔다.

A씨가 울타리를 넘어 착지한 곳에서 몇 걸음만 가면 한 실내놀이터 입구가 나온다. 만 9세 이하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이곳은 군인아파트 보일러실로 사용하던 폐건물을 리모델링해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어린이 시설 바로 옆에서 범죄 피의자의 탈주극이 벌어지자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29일 만난 이 실내 놀이터 관계자들은 “크게 불안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경찰이 옆에 있어서 든든한 점도 있다”면서도 “자녀를 데려오는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찰 조사를 받다 도망친 탈주범이 나왔다는 소식에 지역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특히 수갑도 차지 않고 담배를 피우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불만이 나왔다. 자녀와 함께 이 놀이터를 이용해 온 B씨는 “평소에도 경찰들이 담배를 자주 피웠는데 고쳐지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번 사건까지 터지면서 불만과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낙서하면 300만원을 주겠다’며 경복궁·서울경찰청 등 담장에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홍보하는 문구를 낙서해 훼손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왔다. 그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낙서를 지시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외에도 성착취물 등을 유포하는 불법 사이트도 운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놀이터를 이용하는 다른 주민 C씨는 “바로 옆에 어린이 시설이 있는데 미성년 음란물 게시했던 사람을 저렇게 관리한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28분쯤 현장에는 줄자를 든 경찰 관계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A씨가 타고 넘은 울타리의 높이와 폭을 줄자로 쟀다. ‘울타리를 보강할 계획이냐’고 묻자 한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짧게 말했다.

경찰 관계자들이 29일 A씨가 타고 남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울타리의 높이와 길이를 측정하고 있다.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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