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신임 사장이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공영방송 신뢰도 추락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2023년도 KBS 경영평가보고서’에서 박민 사장 취임 이후 불거진 KBS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 등 야권 성향 이사 5인은 3일 입장문을 내고 “보고서에서는 박 사장의 현 집행부와 관련된 공정성 평가는 찾아볼 수 없고 전임 김의철 사장 집행부에 대한 평가만 담겼다”며 “다수 이사들이 공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을 위해 이사회를 둔다는 방송법의 취지는 망각하고 현 경영진 감싸기에만 급급하다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KBS 이사회는 매년 경영평가단을 구성해 전년도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KBS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공개한다. 현재 KBS 이사회는 11명 중 6명이 여권 추천, 5명이 야권 추천 이사로 구성돼있다.

삭제된 내용은 제정임 경영평가위원(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이 기술한 부분으로, <뉴스9> 이소정 앵커 교체, 박장범 앵커의 오세훈 서울시장 처가 땅 논란 등 불공정 보도 사과, 고 이선균 마약 혐의 관련 보도들의 사생활 침해 소지 등이 담겼다.

제 위원은 보고서 초안에 ‘과거 정권 홍보 방송으로 비판받은 기억이 소환되지 않도록 KBS 뉴스와 시사 콘텐츠에서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키는 데 남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 ‘앞으로는 프로그램의 신설과 폐지, 진행자 교체 등의 과정에서 내부 소통과 시청자 설명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권고’ 등을 기술했으나 삭제됐다.

여권 성향 다수 이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제 위원이 기술한 부분의 절반가량을 두고 “경영평가 지침상 언론 보도를 평가의 근거로 제시할 수 없다”며 삭제를 주장했다. 삭제된 문장들의 각주로 언론 보도가 활용된 것을 문제 삼았다. 야권 이사들은 평가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 제기된 것을 설명하기 위해 각주로 쓰인 것이라고 반박하다가, 결국 이사회가 일방적으로 해당 부분을 삭제할 권한이 없다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제 위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경영평가 제도의 독립성과 자율성에 대한 위협이다. 이사회의 심의의결권을 무리하게 사용한 것”이라며 “해당 부분을 삭제할 논리적인 이유를 제시하고 고쳐나간 것이 아니라 다수 이사들의 시각에 맞지 않는 내용을 빼버린 것”이라고 했다.

KBS이사회는 “따로 입장문을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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